[전남일보]서석대>갑진년(甲辰年)의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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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갑진년(甲辰年)의 각오
김성수 논설위원
  • 입력 : 2024. 01.02(화) 17:23
김성수 논설위원
예로부터 정월 초하룻날에는 조정으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새해를 축하하는 인사를 해왔다. 이러한 의식은 백성들에게 국왕을 정점으로 한 왕실의 위엄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수서(隋書)’ ‘당서(唐書)’ 등에 신라 왕실의 하례행사에 관한 기록이 있어 왕권국가로서의 기반이 갖춰진 이후 계속 이어져 내려온 행사임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신년하례(新年賀禮)를 통해 새해를 맞는 기쁨을 나눴다. 조선시대의 회례연처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해를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새해 벽두에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운영 구상을 소상히 밝히는 관행은 역사가 깊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체로 신년 기자회견을 연례행사로 인식하고 심혈을 기울여 대응했다. 임기 내내 단 한 번도 신년 회견을 하지 않고 국정연설로 대신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일한 예외다. 다만 다른 대통령들도 사정에 따라 연설이나 기자간담회로 대체한 사례가 없지 않다.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건너뛰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집권 3년차 국정 운영 방향과 각오를 밝혔다. 20분 동안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민생경제, 3대 개혁, 과학기술 강군 등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단체장의 각오도 대단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정례조회를 통해 “더 살기 좋은, 더 즐기기 좋은, 더 기업하기 좋은 광주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올해를 지방소멸 위기 극복 원년으로 삼겠다”면서 “‘함께 사는 대동정신’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미래 100년을 더욱 힘차게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4월에는 지역의 ‘용’들을 뽑는 총선의 해이기도 하다. 광주·전남 18개 선거구의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냈다. 입지자들은 지역 역의 일꾼이 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해 경제키워드를 ‘용문점액(龍門點額)’으로 삼았다. ‘용문’ 아래 물고기가 뛰어올라 문을 넘으면 용이 되지만, 넘지 못하면 문턱에 이마를 찧고 떠내려간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가 용이 돼 도약을 하거나, 물고기로 남아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한민국과 지역의 미래가 ‘갑진년(甲辰年)의 각오’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