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치유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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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치유농업
최권범 취재1부 선임부장
  • 입력 : 2023. 12.20(수) 15:05
최권범 선임부장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현대인들은 답답한 도시생활 속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이들은 선천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녹색갈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도시인들의 녹색갈증 해소 방안으로 ‘치유농업’이 뜨고 있다. 치유농업이란 농촌 경관과 환경, 농업 활동과 같은 농촌 자원을 활용해 도시민의 신체와 정서 등 건강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최근 전국의 지자체마다 원예식물이나 텃밭 등을 활용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치유농업의 사회·환경·경제적 가치는 5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찌감치 치유농업에 눈이 뜬 유럽에서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급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1년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치유농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광주시 역시 지난해 치유농업 육성과 지원사업, 센터 설치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광주시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마련되면서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섰다. 이에 발맞춰 광주시농업기술센터는 이달 알코올 중독관리자를 대상으로 ‘마음채움’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은 식물·동물 등 농업·농촌자원 활동을 통해 알코올 중독 관리자의 신체·정서·인지적 건강증진을 위해 기획됐고, 치유농장 등지에서 △식물을 활용한 생활공간과 나 가꾸기 △신체이완과 심리안정을 위한 산책과 허브족욕 등을 진행했다. 센터는 내년부터 치유농업시설을 조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치유농업 육성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도 영농 활동과 연계해 치유서비스와 돌봄, 교육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농장을 육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요즘 지역의 가장 큰 이슈는 지방소멸 위기다. 특히 청년인구 유출과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전남지역은 지방소멸 대응이 최대 현안이다. 치유농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광주·전남을 전국 최고의 치유농업 메카로 발전시켜 지방소멸도 막고,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는 정책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