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무안의 정치력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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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무안의 정치력 실종
최황지 취재1부 기자
  • 입력 : 2023. 12.18(월) 15:49
최황지 기자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무안군민 사이 벌어졌던 물리적 충돌에 대한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광주 군공항을 무안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김영록 지사의 로드맵과, 절대 받을 수 없다는 무안군민들간 1시간20분 간의 팽팽한 대치 상황이 단지 양 측의 입장차로 인한 결과일까.

지난 13일 무안 범대위(전투비행장무안이전반대범군민대책위)가 김영록 지사와 김산 군수가 참여할 예정이었던 도민과의 대화 행사장에서 시위를 시작한 시각은 12시30분. 비슷한 시간 범대위는 김산 군수의 동선을 차단하기 위해 무안군청 1층을 점거해 반대 시위를 병행했다.

김산 군수, 무안군의회 의원 등이 시위대의 저지에 군청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행사장에는 무안을 지역구로 둔 전남도의원 두 명이 있었다. 범대위의 군공항 반대 시위 고조, 전남도의 행사 강행 입장 등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급기야 양 측이 뒤엉키면서 충돌이 벌어졌지만, 광역의원의 역할은 부재했다. 경찰도 범대위에 강제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군민들을 지켜야 할 의원들이 뒷짐을 지고 행사장 안에서 이같은 상황을 지켜봤다. 이들은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은 대화와 타협, 소통과 설득이다. 정치 역시 소통의 미학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다. 그러나 군민들과 전남도와의 소통을 중재하고 군민들의 목소리를 의정활동과 정치활동으로 전남도에게 전달해야 할 도의원들의 정치력 부재는 두고두고 아쉽다. 이들은 결국 도민과의 대화 행사 시작 전,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지방자치의 실현은 일선 시·군의회-광역의회-국회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주민주권의 사다리의 완성인 것 같다. 그러나 이번 파행 사태로 되돌아보건대, 무안군의 정치력은 완전히 실종됐다. 시·군, 광역의회, 국회까지 나서서 단절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더하지 못하고, 뺄셈을 지속하는 무안의 정치는 주민 고립과 분열을 유발하고 있다.

17일 강기정 광주시장·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주말 회동’에서 군공항 이전 문제에 진전이 이뤄지면 광주민간공항을 2025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이 담긴 협약문을 발표했다. 여기서의 ‘진전’은 무안군민들을 위한 설득을 말한다. 이번 골든타임을 넘기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벌써 올해는 갔고 2025년도 훌쩍 가까워지고 있다. 갑진년, 무안군의 정치력의 부활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