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꿈의 도시 네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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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꿈의 도시 네옴시티
이용환 논설실장
  • 입력 : 2023. 12.14(목) 17:01
이용환 논설실장
“오는 203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확 바꿀 ‘새로운 미래의 도시’를 건설하겠다.” 지난 2017년 무함마드 빈 살만 알아수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친환경 미래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사막 2만 6500㎢에 1조 달러를 들여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었다. 길이 170㎞, 높이 500m의 선형 도시 ‘더 라인’, 수상 스포츠와 스키 등 사시사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관광단지 ‘트로제나’,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부유식 산업단지 ‘옥사곤’ 등 하부 계획도 내놨다.

‘초거대’,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캐치프래이즈로 연관 산업도 제시했다. 대규모의 건설 사업인 만큼 수많은 건설사가 역량을 발휘해야 하고, 초장거리 도시의 윤택한 생활을 위해 혁신적인 모빌리티 산업이 갖춰져야 한다는 게 빈 살만 왕자의 생각이었다. 친환경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지금과 다른 에너지 산업이나 수자원 분야의 혁신적 기술도 요구했다. 석유중심의 2차 산업 위주인 사우디의 경제를 IT와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등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꿈도 내놨다.

그로부터 6년여. 엄청난 투자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란이다. 당장 천문학적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우주공상과학 영화나 판타지게임에서 볼 법한 초대형 도시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사막 한가운데서 동계 아시안게임과 동계 올림픽을 열겠다는 계획도 터무니없어 보인다. 중동이라는 위험요소, 도시 조성 이후 발생할 윤리적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네옴시티가 원안대로 수행된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다. 그렇다고 그 이유로 네옴시티에 참여할 기회조차 거절하는 건 더 어리석다.” 지난 7월 책 ‘네옴시티’를 쓴 작가 유태양의 이야기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최근 ‘네옴시티’를 사례로 들며 공직자의 사고전환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주문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4일 사우디를 방문하고 전남 에너지기업이 미래 스마트 도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네옴시티는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보고다. 실체도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유태양 작가는 책에서 “낭만도 편견도 버리고 계획과 배경을 읽으면 가려진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꼼꼼하게 배경을 살피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겠다는 도지사의 열정이 꿈의 도시 네옴시티를 전남도의 기회로 만들고 있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