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 사체, 진도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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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 사체, 진도서 발견
불법 포획 흔적 없어
  • 입력 : 2023. 12.14(목) 13:27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지난 13일 혼획된 점박이물범 살펴보는 해양경찰. 목포해경 제공
진도 의신면에서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의 사체가 발견됐다. 인천 백령도 등지에 출몰하던 점박이물범이 전남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환경단체는 ‘서해 서식 가능성’을 언급하며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4일 목포해양경찰에 따르면 전날 진도 의신면 수품항 인근 항 내에 설치한 그물을 올리던 중 물범이 혼획됐다는 신고가 접수했다.

혼획된 점박이물범은 길이 1.71m, 폭 0.42m, 무게 150㎏ 성체로 불법 포획 등 인위적인 포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관련 규정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45분 점박이물범을 국립호남권생물지원관 측에 인계했다.

백령도·가로림만에서 관찰되는 점박이물범은 둥근 얼굴을 가진 몸길이 1.4~1.7m, 몸무게 65~150㎏인 소형 물범(포유류)이다. 몸빛은 은색이나 회색으로 덮여있고 몸 전체에 불규칙한 검은 반점이 퍼져 있다. 대체로 번식 및 출산을 위해 11월 말부터 중국 랴오둥만으로 북상하는 특성이 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점박이물범은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됐다.

환경단체는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점박이물범의 번식·서식 환경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며 서해 서식 가능성을 언급했다.

황해물범시민사업단 관계자는 “앞서 지난 1일 인천과 지난해 태안 앞바다에서 점박이물범 새끼가 발견됐다. 이번 사체도 중국에서 북상 중이던 물범이 떠내려왔다기보다 한반도 서해연안에서 태어난 개체일 가능성이 크다”며 “지구온난화와 항만 개발에 따른 서식지 감소·환경오염 등으로 분포 지역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점박이물범이 서해안 쪽에 출몰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전남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사체인 탓에 생태학적 의미를 깊게 부여하기 어렵지만 서식·번식 가능성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 국내에 물범을 보호하기 위한 자료가 부족한 만큼, 주변 국가와 협력해 관련 연구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