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잇단 불출마 선언, 정치 바꾸는 계기 돼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전남일보]사설>잇단 불출마 선언, 정치 바꾸는 계기 돼야
이탄희·홍성국 의원도 동참
  • 입력 : 2023. 12.13(수) 17:23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과 이탄희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홍 의원은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정치의 후진성’을, 이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를 이유로 들었지만 실상은 민심을 잃은 작금의 정치권에 대한 통렬한 반성으로 읽힌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이 사라진 대한민국의 정치를 되살리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이탄희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대국민 정치개혁의 약속을 깨고 분열의 명분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달 28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날 선거제 개편 관련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홍성국 의원도 이날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한계가 크다’면서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갖는 한계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후진적 정치 구조와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한계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라는 게 홍 의원의 설명이다. 정치가 비난을 계속 받으면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로서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현역 의원은 모두 여섯 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은 지지부진한 정치권과 민주당의 혁신을 추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장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에 무게를 두면서 선거제 퇴행이라는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 또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현역 국회의원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이 양극화된 정치에 등을 돌린 유권자들의 관심을 되찾는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 혁신을 위한 정치권의 각성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