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심대표가 직점 담근 조선간장등을 활용해 만든 간장게장 |
정선심대표가 여수농업기술센터에서 갓김치 등을 만들기위한 양념 제조 교육을 하고있다 |
지난 5월 남도음식명인으로 지정되면서 후학양성을 위한 활발한 농산교육을 펼치고 있어 남도음식 대중화에 선구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수특산물 사용 고집
여수시 서교7길 6. 골목길에 들어서자 선심전통식품이라고 쓰여 있는 건물이 눈에 띈다. 건물 앞 도로 한편에는 붉은색 세숫대야에 초록빛을 띈 갓이 수북히 쌓여 있다. 그 옆에서는 정선심 선심식품 대표가 막 수산시장에서 구매 해온 듯한 꽃게를 손질하느라 분주하다.
당초 정 대표는 여수시 광무동 럭키아파트 상가에서 이바지 한과를 판매하다 인근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구매가 잇따르자 2012년 여수시
11년째 여수 특산물과 재료들을 직접 엄선해 제조·판매하고 있는 정선심 대표 |
정 대표는 한과로 처음 요리사업을 시작했다. 결혼 후 아이를 양육하고 몸이 아픈 남편을 돌보면서 멀리 나가지 않고 할 수 있는 요리가 한과였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전통음식이나 향토음식 관련 교육이 있으면 빼먹지 않고 참여해 요리법들을 학습했다. 소규모 가내 수공업으로 시작했으나 인근 이웃의 입소문으로 주문이 들어오면서 선심식품이라는 이름을 걸고 가게를 차릴 수 있게 됐다.
한과로 대중들에 입맛을 사로잡았으나 설, 추석, 이바지 음식 때 쓰이는 것을 제외하면 한과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간장게장·새우장과 갓김치 판매로 방향을 틀었다. 간장게장·새우장은 여수전통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정 대표가 담근 조선간장을 쓰고 있다.
간장게장·새우장은 조선간장에 생강, 마늘, 대파,배 등을 넣어 기본양념을 만든 뒤 손질한 게장, 새우 등을 넣어 이틀 숙성하면 완성된다.
갓김치는 여수 돌산 갓 만을 사용하고 있다. 갈치속젓, 고추마늘, 생강, 보리밥 등을 갈어 기본양념을 만든뒤 버무리면 갓김치가 완성된다.
갓김치의 경우 최소한의 양념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갓김치는 영남 해안 지방에서도 예전부터 먹던 음식이었으나 여수 돌산 갓김치 덕에 호남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전라도식 음식을 내놓는 식당들이 갓김치를 내놓을 때 푸짐한 전라도음식 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갓김치에 과량의 양념을 넣어 맛을 버리는 일이 잦았다”며 “갓김치에 찹쌀풀을 쑤어 넣고 과일, 양파 등을 갈아 넣는게 오히려 잡균의 증식을 가속화 시켜 맛을 버릴 수 있다. 최소한의 양념이 갓김치의 맛을 더 잘 살릴 수 있어 최소의 재료만 넣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선심식품의 간장게장·새우장과 갓김치는 전국 온라인 주문을 통해 연매출 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가 건넨 간장게장을 한입 베어 물어보니 간장 본연의 짠맛보다 장기간 숙성된 조선간장의 달콤하고 고소한 게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여수 남도음식명인 정선심
정 대표가 간장게장·새우장,갓김치 등 전통식품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여수 지역 향토음식을 지속 생산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1980년대까지 갓은 가용 채소로 당시 여수 돌산 주요 작물은 보리·고구마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돌산 지역 재배 작물로 보리, 고구마를 찾기 어렵다”며 “1980년대 말 돌산 갓김치가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면서 갓 재배면적이 급격히 늘어났다. 1980년대 10㏊에 그쳤던 재배면적이 2010년 기준 350㏊로 확대됐으며 여수농업기술센터가 갓을 연중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보급한 이후 현재 1000㏊ 이상 면적에서 갓이 재배되고 있다. 여수 대표 작물이 갓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유과에 이어 갓김치까지 담그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것을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다. 정 대표의 하루일과는 교동시장 등 수산특화시장을 직접 찾아 음식에 사용할 재료를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정 대표는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직접 선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소득에 안주하지 않고 요리 교육에도 매진했다.
정 대표는 “여수 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특징적인 산물이 많아 이를 활용한 요리를 연구·개발하는 과정을 접할 수 있었다”며 “여수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여성농업인생활대학에서 농산물 가공반을 전공하고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선별법부터 서대를 이용한 요리나 문어를 이용해 천연조미료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가공법·조리법 등을 익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은 수상과 명인지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사)한국농식품CEO연합회 주관 우수유공자 표창을 받은데 이어 지난 5월 전남도 주관 남도음식명인으로 선정됐다. 남도음식명인 자격 요건은 5년 이상 전남 거주자 중 남도음식경연대회 5회 이상 참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전시·경영 분야 대상 또는 최우수상을 2회 이상 수상한 도민이다.
●여수의 맛 알리기 주력
지난해 정 대표는 여수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연구회 회장직을 맡아 45명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갓김치 제조, 문어강정, 한과 등 향토음식 제작교육을 펼쳤다. 최근 전남여성CEO회장, 광주빛고을아카데미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며 도내 농수산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향토음식 대중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선심 선심전통식품 대표는 “여수지역 최고 농산물을 지키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향토음식을 연구·발전 시켜나가고 싶다”며 “경제적인 이윤 추구보다 여수만의 전통식품을 이어갈 수 있는 후학을 양성하고 갓김치, 간장게장 등을 담글 수있는 체험장을 구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