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녹록지 않은 전남농업, 근본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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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녹록지 않은 전남농업, 근본 대책 내놔야
‘땜질 식 농정’ 결코 희망 없어
  • 입력 : 2023. 11.12(일) 15:08
농도 전남의 농업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소식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식습관 변화 등으로 농산물 소비량이 갈수록 감소하면서 매년 과잉생산과 가격하락이 반복되고, 기후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며 도입한 아열대작목마저 제대로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은 스물 여덟 번 째를 맞는 농업인의 날이었다. 농업인의 자부심을 키우기 위해 제정한 그 날, 고통 속에서 농업현장을 지켜가는 전남지역 농업인의 아픔이 안타깝다.

당장 전남도가 최근 3년 간 채소 수급 안정을 위해 산지폐기한 농산물은 배추, 양배추, 대파, 양파 등 832㏊에 이른다. 농산물을 산지폐기하는 데 투입된 예산도 141억 원에 달한다. 고육책으로 선택한 아열대 작물도 최근 10년 새 재배 면적이 10년 새 크게 늘면서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재배기술이 정립되지 않아 손해를 입고, 출하마저 못한 채 버리는 물량도 많다고 한다. 일정 온도를 유지하느라 ‘매년 수익의 절반을 한국전력에 바친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농사 일이 어려운 것은 둘째 치고, 적정 수량을 생산해 적기에 제값을 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농사가 안되면 그대로 손해를 보고, 풍년이 들어도 걱정은 많다. 가격이 떨어져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써 농사를 지어 풍년이 들었는데 되레 그게 문제가 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을 갈아엎는 ‘산지폐기’도 농민뿐 아니라 국가적 손실이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했다. 농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근본이라는 뜻이다. 이런 농업이 정부와 자치단체의 홀대로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농민의 근심을 덜어줄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격이 떨어질게 뻔하니 뒤집어 엎고, 가격이 오를 듯 하면 비축된 물량을 방출하는 식의 땜질식 처방으로는 우리 농업에 희망이 없다. 인공지능과 농업의 6차 산업이 눈 앞에 다가온 지금, ‘풍년의 역설’을 우려해야 하는 농업의 현실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