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위기를 기회로’ 반가운 문덕초의 도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전남일보]사설>‘위기를 기회로’ 반가운 문덕초의 도전
유학생 유치로 3년째 인구증가
  • 입력 : 2023. 11.06(월) 17:29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였던 보성 문덕초등학교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직은 미미한 성과지만 저출산 시대, 지역소멸의 위기가 눈 앞에 다가온 전남지역 자치단체들로서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반가운 일이다. 인구감소로 지역이 붕괴되고 학교가 사라지는 지금, 보성 문덕초의 도전이 전남을 살리고 학교를 지키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6일 보성군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11명에 불과하던 문덕초등학교 전교생이 올해 23명으로 늘었다. 학생 수 증가와 함께 문덕면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문덕면 인구는 2019년까지 900명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말 886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유학생 유치를 위한 민·관의 노력으로 2021년 말 893명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말 918명, 올해는 928명으로 3년 연속 인구가 증가했다. 전남의 대다수 학교는 물론이고, 서울에서 조차 폐교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문덕초의 성과는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문덕초교가 되살아난 것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농촌 유학생 때문이다. 보성군은 농촌 유학생 유치를 위해 지역민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직원들이 사용하던 관사와 빈집·마을 쉼터 등 오랜 기간 방치돼 있던 공간 4곳을 수리한 뒤 유학생 가족들에게 주거 공간으로 제공했다. 배드민턴 교실·댄스 교실·바리스타 교육 등 유학생 가족들의 다양한 여가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20억 원을 확보해 문덕면과 겸백면에 총 8동의 모듈러 주택도 신축 중이다.

전남은 물론이고 한국의 인구 문제는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출산율 제고 정책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덕초교의 성공은 눈 여겨 볼 만 하다. 전남도와 각 지자체는 폐교의 위기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되찾은 문덕초교의 성과를 거울삼아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인구가 적은 지역이나 국가는 주변에 흡수되고 소멸됐던 것이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