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12-1>‘푸른길’ 20년… 광주도심 속 시민 안식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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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12-1>‘푸른길’ 20년… 광주도심 속 시민 안식처 ‘자리’
경전선 폐선 부지 조성 ‘녹지공간’
전국 첫 민관 거버넌스 협력모델
만족도 높아 이용객 꾸준히 늘어
광주역~송정역 ‘제2푸른길’ 주장도
  • 입력 : 2023. 11.05(일) 18:49
  •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광주역에서 효천역까지 철길을 푸른길로 조성한지 20년,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남구 주월동 푸른길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도심 철도 폐선(광주역~효천역 구간)을 활용한 광주 ‘푸른길 공원’이 오는 11일 조성 20주년을 맞는다. 광주시민 10명 중 8명이 만족할 정도로 푸른길은 도심 속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푸른길 조성 20년을 계기로 ‘제2푸른길’을 만들어 광주 전역을 연결하자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광주역에서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셔틀열차 운행 중단 이후 해당 노선을 푸른길로 활용하자는 구체적 제안도 나오고 있다.

5일 사단법인 푸른길 등에 따르면, 오는 11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동명동 인문학당에서 푸른길 조성 20주년 기념식을 한다. 푸른길은 경전선 광주 도심 구간 이전으로 남겨진 폐선 부지에 조성된 공원으로, 도심 생태 축을 잇는 녹지 공간으로 기능하며 광주의 대표 도심 공원이 됐다.

푸른길 구간은 광주역부터 옛 남광주역, 동성고 입구까지 총 8.1㎞에 12만3859㎡의 면적을 자랑한다. 푸른길 공원은 총사업비 282억원을 들여 2002년 10월부터 2014년 2월까지 12년에 걸쳐 완성됐다. 푸른길은 현재 하루 3만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광주시민의 삶 속에 녹아있다.

푸른길 조성 당시 공원 분야에 투입할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광주시는 시민단체 등과 협의해 사업명을 ‘도심 철도 폐선 부지 생태 환경복원 사업’으로 변경하고 2005년 국비 20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시민 참여를 이끈 전국 최초 민관 거버넌스 모델이자 폐선 부지 공원화 사업의 우수 사례로 평가받는다.

푸른길 공원에 대한 이용객 만족도도 높은 수준이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사단법인 푸른길은 공원 모든 구간이 완성되기 전인 2014년부터 올해까지 2년 단위로 꾸준히 푸른길 이용자 조사를 진행해 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만족도 평균값과 올해 조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만족’ 경향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만족도 평균 점수는 8.2점이고 올해 만족도는 8.7점으로 상승했다.

푸른길을 등하교, 출퇴근 길 등 ‘통행 목적’으로 이용하는 시민이 2018년(16%)보다 2%p 늘어난 점은 푸른길이 단순한 공원 녹지 역할에만 머물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푸른길 공원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이동 편의성’이라는 답이 16%에 달해 2018년(8%)보다 8%p 증가하는 등 시민들이 푸른길을 중요한 ‘보행축’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른길 구간이 도심 중앙에 걸쳐 있다 보니 연결성이 떨어지는 점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열차 운행률이 크게 떨어지는 광주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의 ‘광주선’ 구간 약 11㎞를 제2푸른길로 만들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조동범 전남대 조경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광주선 구간은 전체적으로 산발적이고 이질적인 공간이 섞여 있다. 광주역에서 송정역을 잇는 셔틀열차를 타고 지나가면 ‘광주에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관리되지 않은 곳이 존재한다. 농지가 있고 공장지대도 지나가며 철도로 인해 경관적인 면에서 열악하다”며 “해당 구간은 도시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광주역에서 송정역까지 푸른길을 이을 수 있다면 광주라는 도시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