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폐암도 억울한데, 산재 승인도 어렵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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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폐암도 억울한데, 산재 승인도 어렵다니
시급한 학교 급식실 환경개선
  • 입력 : 2023. 10.16(월) 17:50
광주와 전남지역 학교 급식실 종사자 가운데 21명이 폐암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산업재해가 승인된 것은 17명으로 집계됐다. 일하는 과정에서 폐암 판정을 받은 것도 억울한데, 산업재해마저 승인되지 않으면 학교 급식실 종사자는 이중으로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근무환경부터 노동강도까지 자치단체와 교육청의 획기적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7개 시·도 학교급식실 종사자 폐암 산재신청 및 결과’에 따르면 광주는 16명이 폐암 진단을 받은 뒤 산재신청을 했으며 이중 12명이 인정됐다. 나머지 4명 중 3명은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1명은 불승인 됐다. 전남은 5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으며 모두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전국적으로는 급식실 종사자 158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으며 경기지역 47명, 서울 18명 등의 순이었다.

학교 급식실은 학생과 교직원의 식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건강한 학교를 위한 중요한 공간인 셈이다. 이런 곳이 열악한 환경과 과다한 노동강도로 종사자의 건강을 해친다면 중대한 문제다. 더욱이 폐암의 경우 잠복기가 10년인 반면, 급식실 종사자의 실제 근무기간이 짧아 인과성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산재마저 승인되지 않는다고 한다. 암에 걸린 것도 마음 아픈데, 정작 이들이 생계와 관련된 아무런 복지 혜택도 없이 홀로 투병해야 한다니 안타깝다. 급식실 종사자의 아픔도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학교 급식실은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발암 의심 물질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다. 광주시와 전남도,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은 중앙정부와 적극 연계해 환기 설비를 갖추는 등 학교 급식실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예산을 이유로 급식실 종사가 고통을 겪어선 안된다. 산재 심사도 한층 유연해 져야 한다. 생명과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마저 돈을 이유로 납득할 수 없게 재단해서는 안된다. 급식실 종사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 사회가 선진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