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흑산공항 건설 더 이상 늦춰져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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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흑산공항 건설 더 이상 늦춰져선 안된다
국토부 80인승 설계변경 추진
  • 입력 : 2023. 09.14(목) 17:05
전남도의 숙원인 흑산공항 건설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50인승 항공기 기준으로 설계됐지만, 국토교통부가 80인승 항공기 기준으로 상향시킨 설계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국토부는 현재 흑산공항이 실시설계 단계로 사업추진에 큰 지연은 없을 것이라지만, 사업부지 확장과 사업비 증가 등에 따른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50인승 항공기에 대한 경제성 부족과 전세계적 공급 중단 여파로 흑산공항의 설계를 50인승에서 80인승 항공기 기준으로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자들이 기존 소형항공사업자의 등록 기준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건의를 국토부에 전달했고 이 같은 건의가 인정되면서 국토부가 소형항공사업자 등록기준을 확장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50인승 항공기의 경제성이 부족하고, 전세계적으로 50인승 항공기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는 게 사업자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확장에 따라 늘어나는 예산과 행정절차다. 당장 흑산공항은 지난 2월 흑산공항 예정지가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서 해제되면서 어렵게 사업이 시작됐지만 부지를 다시 늘릴 경우 사업비 증가는 차치하고라도 환경단체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기존설계안 변경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항 폭을 140m에서 150m로 확장하는 대신 조종사가 지형을 보고 항공기를 이·착륙시켜야 한다. 기상조건이 수시로 바뀌는 흑산도의 여건상 효율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흑산공항은 전남의 대표적인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주민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로도 중요하다. 국토부는 흑산공항이 예정대로 건설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설계안을 신속히 만들어야 한다. 안전성과 효율성도 갖춰야 한다. 예산을 이유로 조급하게 결정해서는 ‘반쪽공항’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지난 2013년 추진된 이후 10년 넘게 표류했던 흑산공항이 또 다시 ‘확장’을 이유로 늦춰져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