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위기의 전복산업, 연착륙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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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위기의 전복산업, 연착륙 대책 마련해야
소비 감소에 생산 증가 ‘악순환’
  • 입력 : 2023. 09.04(월) 17:54
한 때 전남의 효자 품목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았던 전복이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과잉생산과 홍수 출하,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추석이 코 앞이라 당장 내다 팔아야 하는데 제값이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전복 어가의 하소연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지난달 2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복 산지 가격은 ㎏당 8마리 짜리가 2만 3217원으로 지난해 7월에 비해 45.5%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생산량 폭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2008년 6000여 톤이던 전복생산량은 2020년 1만4411 톤으로 2배 넘게 늘었다. 매년 이맘때면 나타나는 ‘홍수 출하’도 문제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소식이 전해진 뒤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면서 전복 역시 그 타격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전남은 2만 2078톤에 이르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99.4%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2022년 한 해 전남에서는 전체 생산량의 약 10%인 2135톤을 일본과 미국 등에 수출하는 등 수출 효자품목이기도 하다. 특히 완도군의 경우 지난해 2551 어가에서 1만 5000톤의 전복을 생산해 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가격하락으로 많은 어가들이 양식시설 설치 때 빌린 대출금의 이자조차 못 내는 실정이다. 대출금 이자에 허덕이다 법원 심사를 거쳐 빚을 탕감받는 파산 신청 어가들도 잇따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전복산업이 어려운 것은 소비는 줄고 생산은 늘어나는 ‘악순환’ 때문이다. 관계당국은 전복산업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과 함께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치단체 차원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따른 철저한 안전성 검사도 필요하다. 단순히 소비촉진대책만으로 침체된 전복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는 없는 일이다. 홍수출하를 막고 적정 생산량을 유지하는 등 어민들의 동참과 함께 전복 소비를 늘리기 위한 국민적 관심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