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오빠들처럼 저도 서울대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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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오빠들처럼 저도 서울대 갈 수 있을까요”
●나주 금성고, 서울대 나눔교실
교육소외지역 중 호남 유일 선정
서울대생 5박6일 체류 학생 지도
과목별 공부법·1:1 진학상담 진행
“학생들에 동기 부여·자극 될 것”
  • 입력 : 2023. 08.09(수) 18:08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지난 8일 나주 금성고 강당에서 ‘서울대 나눔교실’ 학과박람회가 진행됐다. 양가람 기자
지난 8일 나주 금성고 강당에서 ‘서울대 나눔교실’ 학과박람회가 진행됐다. 양가람 기자
“1학년때부터 무조건 1등급만 받아야 가는 건 아니에요. 목표 의식을 갖고 지금부터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가능해요.”

지난 8일 오후 2시 나주 금성고 강당에서 진행된 ‘서울대 나눔교실’ 학과박람회. 나누미(멘토) 언니의 설명을 듣던 학생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금성고 1~2학년 60여명의 학생들은 ‘서울대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 언니, 오빠들로부터 진로는 물론 공부법과 면접·생활기록부 관리법 등에 관해 자세히 설명을 들었다.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은 서울대 재학생들이 전국의 교육소외지역 학교를 방문하는 학생처 산하 공식 봉사단이다. 지난 2007년부터 나눔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 올해는 충북 논산과 홍성, 경북 예천 그리고 나주를 방문해 7일부터 12일까지 5박 6일동안 ‘여름 나눔교실’을 진행한다. 총 20명의 나눔실천단원들이 나누미로 나서 학생들에게 과목별 공부법·시간관리법 등을 알려주고, 1:1 진학 상담도 할 계획이다. 금성고 측도 자체 예산 500여만원을 들여 나누미들의 기숙사 숙식을 지원하는 등 나눔교실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나호연 금성고 교장은 “서울대 나눔실천단의 ‘나눔교실’에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지원했는데, 호남지역에서는 나주 금성고가 유일하게 선정됐다”며 “나주는 특히 혁신도시지구와 원도심 간 교육격차가 큰 곳인데, 이번 나눔교실이 학생들에게는 동기 부여와 좋은 자극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당에는 총 18개의 전공별 테이블이 마련됐는데, 유독 의(약)학 등 이공계열 쪽에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나누미들은 해당 학과에서 무엇을 배우고 향후 어떤 계통의 직업을 갖게 되는지를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학생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간식도 먹으며 궁금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나누미에게 물어보았다. 나이차가 적은 언니, 오빠들이다보니 진로 교사에게는 차마 말하기 어려웠던 내용들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경영학과 진학을 꿈꾸는 2학년 김용은 학생은 “서울로 대학을 가고 싶은데, 정보가 많이 부족해 직접 인터넷을 찾아봐야 했다”며 “직접 서울대생을 만나서 공부 방법부터 대입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니 막막했던 게 많이 해소됐다. 또 생활 속에서 겪는 문제나 고민 상담도 할 수 있어서 든든한 형, 누나가 생긴 기분이 든다.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공부해서 나도 나중에 내 후배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입시 때 정보 부족을 경험한 적 있다는 한 나누미는 해당 활동이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대 나눔교실을 통해 입시에 도움을 받고, 서울대에 진학해 직접 나누미가 된 이들도 많았다.

광주 금호고를 졸업한 이정인(서울대 국사학과 4학년) 나누미는 “광주 출신이다보니 나주 학생들에게 내적 친밀감이 느껴진다”며 “고등학생 시절 입시 정보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직접 서울로 올라가 면접을 준비했다. 나눔교실을 통해 짧은 시간이나마 학생들을 만나 소통하고, 내가 아는 것들을 전달해줄 수 있어 뿌듯하다. 나눔교실을 계기로 이후에도 학생들이 스트레스 없이 학교 생활을 즐기면서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