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전문건설업 상호 시장진출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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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전문건설업 상호 시장진출 폐지해야”
건설업체 84.2% ‘부정적 평가’
“품질·기술력 향상 도움 안 돼”
  • 입력 : 2023. 08.08(화) 14:19
  •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
정부가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합-전문건설업 간 업역 규제를 폐지해 상호 시장 진출을 허용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건설업체 10곳 중 8곳은 이 제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도의 당초 취지 중 하나였던 건설공사 품질 및 기술 경쟁력 향상 여부에 대해서도 10곳 중 9곳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시회·전남도회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의뢰로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종합·전문건설업체 대표자 1014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에 대해 ‘매우 부정적’(69.1%),‘대체로 부정적’(15.1%)등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이 84.2%에 달했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는 15.0%(매우 긍정적 3.2%, 대체로 긍정적 11.8%)에 그쳤다.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 도입의 주요 취지 중 하나였던 건설공사의 품질 및 기술 경쟁력 영향에 있어서도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에서 ‘전혀 향상 안됨’(71.3%),‘별로 향상 안됨’(18.7%) 등 건설업체 10곳 중 9곳이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가 경쟁력, 품질 및 기술력 향상에 도움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향상됐다’는 평가는 9.5%에 불과했다.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전문공사의 시공자격을 종합건설업체에게 부여한 점’이 29.6%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전문건설업체들의 종합공사 진출 제한’(26.4%)과 ‘입찰 경쟁 과열화’(21.8%)가 뒤를 이었다. 상호시장 진출이 허용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와 자본력이 크고 업역이 넓은 종합건설업체에게 전문건설업체가 일감을 빼앗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건설인의 83.3%는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도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8.9%,‘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조사를 의뢰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승국 산업혁신실장은 “이번 조사로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가 건설산업에 긍정적인 효과가 없고, 건설산업 종사자들이 제도 폐지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며 “정부는 제도에 대한 업계의 평가를 종합과 전문 건설업체간의 업역 갈등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제도 존치 여부를 포함해 종합과 전문건설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지난 2년간 논란이 있었던 상호시장 진출 관련한 종합·전문 건설사들의 생생한 의견을 담은 의미 있는 조사”라며 “건설사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해 향후 국토교통부, 국회 등 관련 부처기관을 대상으로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개선에 적극 나서도록 설득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