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역동적인 유럽의 기후환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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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역동적인 유럽의 기후환경운동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3. 07.03(월) 15:52
임낙평 전 의장
럭비 경기 결승전이 진행 중, 몇 사람이 운동장에 난입, 오랜지색 페인트 가스를 뿌리며 무언가를 외치다가 경기장 관계자에게 끌려 나갔다. 도시의 유명한 꽃 박람회장에 들어가, 역시 마찬가지 행동을 하다가 제지당했다. 유명가수가 출연한 오페라 공연장에서도 몇 사람이 공연 중 경적을 울리다가 현장에서 체포되고 경찰에 인계되었다. 잠시 경기나 공연은 중단되고, 수습된 후 재개되었다. 최근 영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즉각 석유중단(Just Stop Oil)’이란 조직의 성원들이 이를 감행했다. 이들은 정부의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이런 행동을 취했다.

얼마 전 이탈리아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 베니스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곤돌라가 다니는 그곳 대수로의 물이 진한 녹색으로 물들었다. 누군가 녹색 물감을 대량으로 살포한 것이다. 로마의 유명한 트레비 분수의 물도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마지막 세대(Last Generation)’라는 이름의 조직이 한 일이다. 이 단체는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청년들이 축이 된 조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며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들은 시민들의 시선을 의식 물감은 전혀 독성이 없다며 시민들은 안심시켰다.

지난 5월 말,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집회 시위가 엄격히 금지된 고속도로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수천 명의 경찰은 물대포까지 동원 시위를 진압했다. 7000명 이상이 참여한 시위에서 끝까지 저항하는 1500명 이상의 시위자들이 현장에서 체포되었고, 40여 명이 공공시설물의 파괴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멸종반란(Extinction Rebellion)’이란 조직이 주도했던 시위였다. 이 단체는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화석에너지 추방을 주장하며 강력한 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 무렵 스위스 제네바 공항, 자가용 비행기 판매 전시장에서도 멸종반란을 포함한 환경단체들이 시위가 있었다. 그들은 공항 활주로에 난입, 전시된 자가용 제트 비행기에 몸을 부착하며 시위를 전개했다 그들은 탄소 배출이 많은 자가용 비행기의 판매와 구매 중단, 운행 중단을 주장했다. 그들은 몇 시간 동안 공항의 기능을 마비시켰다.

‘화석에너지 종말! 점거하라(End Fossil! Occupy’라는 조직이 있다. 단체의 이름이 캠페인의 슬로건처럼 보인다. 대학생들이 중심이고, 일부 고교생들도 참여하고 있다. 유럽지역 50여 개 대학 등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했고,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에너지의 종말을 촉구하는 다양한 시위와 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들은 직접 대학을 점거해 대학이 문을 닫는 일도 발생했다. 그들은 ‘점거하라’라는 표현에서 보듯, 점잖은 방식보다 이색적이고 급진적인 운동방식을 택하고 있다.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혹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은 중고교 청소년들의 기후운동이다. 2018년 당시 15세의 스웨덴의 중학생 그래타 튠베리(Greta Thunberg)가 나홀로 학교 파업(동맹휴교)을 전개한 이후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수천만 명이 청소년들이 여기에 동참하는 세계적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지난주 금요일, 스톡홀름에서 251번째 학교파업 행사가 진행되었다.

유럽의 기후환경운동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다. ‘Just Stop Oil(즉각 석유중단)’, ‘Last Gereration(마지막 세대)’, ‘Extinction Rebellion(멸종반란)’, ‘End Fossil!, Occupy(화석에너지 종말, 점거하라)’, ‘Fridays For Future(미래을 위한 금요일)’. 조직의 이름이 특이하고, 절박함이 절절하고 과감한 행동을 암시하고 있다. 그들은 기후위기를 인류사회의 가장 중대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유럽은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55% 온실가스 감축과 45% 재생에너지 도입 등 가장 앞서가는 확고한 기후행동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유럽의 시민들, 대학생들 심지어 청소년들까지 정부의 정책에 저항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을 펼치고 있다. 이것은 확실히 유럽의 ‘거대한 조류이자 현상’이 아닐까?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