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재 대표이사 |
누군가 대놓고 물었다. ‘왜 시장을 하시려고 합니까?’ 기분이 나쁠 만한데, ‘바꿔봐야죠. 익숙한 것을 바꿔야, 광주가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그 전까지 우리 일행은 강기정이 거칠고 과격하다는 말을 나누고 있었는데,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누군가 또 물었다. ‘시장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반(反)강기정다운 질문이었다. ‘저는 눈에 보이는 변화를 가져오고 싶습니다. 설명할 말은 많은데 제가 다음 일정이 있어서’ 그리고 헤어졌다.
우리 일행은 그 뒤로도 ‘운동권이 어떻고’, ’행정경험이 없어서’, 그런 말들을 나눴다. 강기정을 알고 있는 한 사람을 빼고, 모두 반강기정이었으니까.
강기정은 시장이 되었다. 그의 ‘5+1 정책’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십 수 년 동안 광주 정치인들이 떠들기만 했던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통과되었다. 나는 어, 진짜 바꾸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직 피부에는 와 닿지 않는 일이지만. 그러다가 자기가 임명한 기관장 임기를 시장 임기와 맞추겠다는 대목을 봤다. 이거 중앙 정부에서도 하지 못하는 일 아닌가?
오랫동안 흐르고만 있던 영산강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이 Y벨트다. 오래 걸릴 수 있겠지만 제대로 해내면 광주에도 관광지가 생기겠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 지산IC도, 개통하냐 마냐 시끄러웠다. 사고가 날지 모르는데, 그걸 그대로 둔다? 한 사람이라도 안 다치는 걸 생각하는 게 정치 아닌가?
강기정 시장이 후보 때 말한, ‘익숙한 것과 결별’ 그리고 ‘눈에 보이는 변화’, 나는 그냥 정치인의 구호로만 생각했다. 보통 정치인들 말이 번드르르하니까. 그런데 하나씩 해내고 있다.
취임 1주년이 되면서 강기정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나는 오히려 강기정 시장 기사를 찾아봤다. 뭔가 다툼의 여지가 있겠지만 비난만으로 해결책은 찾을 수 없다. 현수막에 차라리 대안을 걸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그들은?’이란 질문이 뒤따랐다.
나도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다. 택시 잡기가 손자 얼굴 보기보다 어렵고, ‘아파트 투어 버스’라는 광주시내버스 노선을 비롯 불편한 대중교통은 자동차 대수만 늘린다.
익숙한 것과 친한 기득권들은 빼앗기는 느낌 들 테니까 ‘익숙한 것과 결별’을 싫어할 수 있다. 시민들이 더 편안해 할 일이라면 익숙한 것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눈에 보이는 변화’ 또한 하나씩 생긴다. 곧 우리 삶에도 적용되리라 본다.
행정에서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을 수 있다. 잘한 것은 널리 홍보하니까 알지만, 잘못한 것은 쉬쉬 해버리니까 알기 어렵다. 광주언론이 그것을 냉철하게 판단하여 알려주는 것도 아니다. 언론도 어느덧 시대의 흐름 따라 자기들의 손익을 따진다.
잘못은 감추고, 잘한 일만 알리는 ‘행정추종의 정치’를 하지 않아서 맘에 든다. 어쨌든 강기정 시장은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누구나 잘잘못을 따질 수 있게, 행정을 광장으로 끌어냈다. 정체된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 아닌가?
시정 구호로 내세운 ‘내 일이 빛나는’ 일이 되도록, 광주가 ‘기회도시’가 되도록 지혜와 힘을 보태야 한다. 그것이 밝은 광주, 희망의 광주를 만드는 일이다.
젊은이들에게 ‘떠나지 말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머물고 싶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비난만으로 발전할 수 없고, 비판만으로 전진할 수 없다. 나는 이제 강기정의 뚝심을 응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