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아타이거즈> “1군 올라갔을 때보다 감이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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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전남일보] 기아타이거즈> “1군 올라갔을 때보다 감이 더 좋아졌다”
KIA의 미래 ‘퓨처스 팀’ <하> 신인 투수 곽도규
퓨처스 ‘미스터 제로’ 발돋움
11경기서 3승 1홀드 1세이브
시범경기서도 5G 0.00 두각
개막 엔트리 포함 후 부상 불운
  • 입력 : 2023. 05.29(월) 17:13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투수 곽도규가 지난 20일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경기에 앞서 팬이 선물한 포춘쿠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올 시즌 ‘좌완 왕국’으로 떠오른 KIA타이거즈 마운드에 도전장을 내민 당찬 기대주가 있다. 지난 3월과 4월 자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김종국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 신인 곽도규다.

곽도규는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커브를 간간이 구사해 구종은 단순하지만 투구 완급 조절과 공의 움직임에 강점이 있다. 스리쿼터와 사이드암 사이에서 던지는 독특한 투구 폼을 장착했고, 투심의 경우 구속이 150㎞ 가까이 찍히는 위협적인 상대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도 장착했다.

그는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조정의 시간을 갖고 있다. 시범경기 맹활약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손가락 부상이 겹치면서 2경기 1.2이닝 동안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6.20의 아쉬움을 남긴 뒤 한 달 가량 지난 시점이다.

최근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만난 곽도규는 “지난달에 2군에 내려와서 찢어진 엄지손가락 치료에 집중했다”며 “엄지손가락이 완전히 낫고 나서는 제가 쉬면서 잃어버린 밸런스를 되찾고 시합에서 나타난 보완점을 강화하기 위해 연습했다”고 근황을 밝혔다.

지난달 13일 한화전에서 개막 엔트리 포함 후 8경기 만에 프로 데뷔전을 치른 곽도규는 1.1이닝 1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14일 키움전 연투에 나섰으나 무사 만루 위기에 처하며 주춤했고, 이형종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마운드를 내려온 뒤 손가락 부상을 치료하는 것이 중계 화면에도 비쳤다.

곽도규는 “예전부터 손가락이 잘 찢어졌는데 키움전 때 완전히 살이 들려있었다”며 “경기를 하면서도 부족함을 느꼈지만 제가 경기 외적으로 몸 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자책했다.

그는 “손가락 하나 때문에 제 모든 밸런스가 달라졌다”며 “제가 경기에 100% 컨디션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그런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잘 준비해서 다시 올라갈 때는 신인의 깜짝 발탁이 아닌 1군에 있는 게 맞다고 보이는 투수로 거듭나고 싶다”고 다짐했다.

KIA타이거즈 투수 곽도규가 지난 3월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그의 다짐만큼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 12이닝(2023년 5월 28일 기준)에 나서 평균자책점 0.00으로 시범경기(5경기 4이닝 무실점)에 이어 ‘미스터 제로’로 거듭나고 있다.

곽도규는 “마운드에서 심리적으로 긴장감이나 불안감에 먹히는 게 아니라 제가 해야 할 일들이나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를 계속 생각했다”며 “감독님이나 코치님도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생각하는 습관이 좋은 기록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특히 “프로에 와서 싸움닭이 되려고 노력했고, 2군에서도 내가 어떻게 해서 싸움닭처럼 보였나 하는 부분을 돌아보고 그 부분을 더 노력했다”며 “다시 그런 모습이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1군에 올라갔을 때보다도 더 감이 좋아져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음가짐 역시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곽도규는 “제가 싸움닭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까 투구 폼이나 공을 던질 때도 성격이 급해지거나 과하게 힘이 들어갔다”며 “내면을 최대한 부드럽게 하고 외면이 강해 보이도록 마운드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여유 있게 더 좋은 싸움닭으로 외강내유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또 “2군에 내려왔을 때 형들이 많은 위로를 해주셨는데 저는 정말 아쉽기도 했지만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확실히 알고 와서 오히려 좋았다”며 “좌절하지 않고 제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바로 보완하면서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과 프런트, 코칭스태프까지 퓨처스 팀 구성원 모두가 소통과 긴 호흡으로 열매를 맺어가는 모습이었다. 조급함 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며 보다 완벽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는 루키 곽도규가 1군에 복귀할 날을 더욱 기대케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