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파랑, 빨강, 초록, 보라, 주황, 노랑… 성인들이 좋아하는 색 전세계적 일치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파랑, 빨강, 초록, 보라, 주황, 노랑… 성인들이 좋아하는 색 전세계적 일치
(197) 색채와 세대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 입력 : 2023. 05.02(화) 15:17
●색채와 유아 그리고 성인

발레타인(Valentine, C. W.)은 생후 3개월 된 아기들에게 여러 가지 색으로 착색된 실타래를 2개씩 동시에 보여 주고, 각각의 실타래에 눈길이 머무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갓난아이는 빨강에 대해 반응하지 않으나 성장하면서 이 색을 좋아하게 되며,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원색(原色,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을 말함)을 구별할 수 있다.”

미국의 여성 심리학자들인 알슐러(Alschuler, R. H.)와 해트윅(Hattwick, La Berta Weiss)이 함께 쓴 저서인 그림과 개성(Art and personality : A study of young children), (1 Vols.), Chicago : Univ. of Chicago Press, (Revised, 1969), 1947.)에서는 색채의 의미에 대해 연구하였다. “보라색을 좋아하거나 오래도록 고집하여 쓰는 어린이는 억제되고 불행한 심리상태와 관계가 있고, 많은 친구를 사귀기 싫어하는 감상적인 경우가 있다.”

이마다(Imada, M.)는 아동을 대상으로 색의 배합에 대해 연구하였다. 아름다움에 대한 안목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더라도 어떤 색에 대한 선호는 우연히 생겨나지 않는다. 같은 아동들에게 여러 가지 색의 크레용을 주자 아동들은 좀 더 상상력을 발동하여 사람이라든가 동물, 나무 같은 것들을 그렸다.

아동들에게 여러 가지 크레용을 주고 실험한 결과 노란색이 붉은 보라색 또는 파란색과 배합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파란색과 초록색의 배합도 역시 인기가 있다. 이것은 서로 대비되는 색이 유사한 색 또는 잘 구분되지 않은 색보다 더 선호한다.

●색채와 유아 그리고 성인

병약한 어린이나 가족 중에 환자가 있는 어린이가 그린 그림에는 보라색을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외부에 있는 보라색이 그 어린이의 내부에 있는 것이며, 보라색을 사용함으로써 우울한 마음의 위로를 받으려 하는 것이고, 생명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프러시아령(領) 카셀에서 출생한 독일의 심리학자인 카츠(Katz, David, 1884년~1953년)는 그의 저서인 색의 세계(The World of Colour), Kegan Paul, Trench, Trubner Co., London, 1935.)에서 성인들의 선호도를 조사하였다. “성인이 되면 파장이 긴 색(빨강과 주황 그리고 노랑)보다 파장이 짧은 색(파랑과 초록)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된다.”

성인들이 좋아하는 색의 순서는 파랑, 빨강, 초록, 보라, 주황, 노랑이다. 이 색의 순서는 영원히 변하지 않은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일치한다.

비렌(Birren)은 직업(職業)적인 색채에 있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기예직(技藝職)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명도가 높고 채도가 중간인 큰 대비로 나타난다. 색채로는 핑크색, 베이지색, 하늘색, 옅은 보라, 선명한 빨강이 나타난다. 사교직(社交職)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명도가 높고 강한 채도의 중간 대비가 나타난다. 색채로는 하양, 금색, 은색, 빨강, 보라, 검정이 나타난다.”

●독일

서양에서는 12월 5일 밤 니콜라우스(Nicholas)에게 작은 선물을 받고, 큰 선물은 크리스마스 때 산타 할아버지에게서 받는다. 니콜라우스와 산타는 모두 빨간색 옷을 입는다. 독일의 니콜라우스는 300년~350년경 미라(Myra)의 주교였던 성 니콜라우스에게서 유래되었다. 지금은 주교(bishop) 복이 보라색이지만 당시에는 빨간색이었다.

보라가 페미니즘의 색으로 등장하면서, 독일의 동성애자들은 보라가 ‘왕의 색’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해방된 여자의 색’과 ‘레즈비언의 색’ 그리고 ‘절망에 빠진 여자의 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