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서관 상호대차 예산 꼭 삭감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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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서관 상호대차 예산 꼭 삭감해야 했나
이용객 많고 만족도 높아
  • 입력 : 2023. 04.27(목) 17:46
지난해 광주시의회에 의해 멈춰 버린 광주시의 서비스가 있다. 시립도서관의 ‘상호대차 서비스’가 그것이다. 도서관에 이용자가 원하는 책이 없을 때, 해당 책을 소장한 다른 도서관에 신청해 상호 대출·반납할 수 있게 하는 ‘도서관 공동 활용 서비스’다. 이를 통해 보유장서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도서에 대한 접근성 강화·도서관 협력체계 구축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광주시는 자치단체 차원의 상호대차 서비스를 운영하고 타 공공도서관 책을 대출·반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택배비용을 전액 지원해 왔다. 덕분에 이용자들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런 서비스의 예산을 시의회가 삭감한 이유는 ‘과도했기’ 때문이다. ‘책을 빌리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타 도서관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애인과 노인 등은 상호대차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예산 일부를 남겼다’고도 했다. 이 서비스는 정말 ‘과도한’ 그래서 ‘삭감해야만’ 하는 서비스였을까.

시립도서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상호대차 서비스 이용 건수는 △2018년 8537건 △2019년 1만368건 △2020년 6522건 △2021년 1만2157건 △2022년 1만2715건이다. 2022년의 경우 12월부터 서비스가 종료 돼 11개월의 이용 건수만 집계된 수치다. 책을 읽지않는 디지털 세상에서 독서가 주는 기쁨을 알고 있는 이용객들이 이 서비스를 생각보다 많이 이용한 것이다.

상호대차 서비스는 효과가 좋아 타지역에서 되레 확대 중이다. 대구 서구는 지난달부터 구립도서관 5곳에서 상호대차 서비스를 새롭게 추진했다. 세종시의 경우 최근 협약 도서관 수를 1곳 더 늘리고, 공공도서관에서만 운영되던 타관반납 서비스를 공립작은도서관까지로 지원 폭을 넓혔다. 삭감해야 할 것은 삭감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렇게 이용률이 높은 서비스를 굳이 삭감하면서까지 시의회가 지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의도를 헤아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