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려보다 ‘차별 없는 사회’ 꿈꾸는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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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배려보다 ‘차별 없는 사회’ 꿈꾸는 장애인
이동·진학·취업 등 기회 안겨야
  • 입력 : 2023. 04.20(목) 17:16
제4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난 19일 광주 지역 시각장애인 단체가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대규모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열린 대면행사에 많은 장애인들이 찾아 부대행사·먹거리를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함박웃음을 짓는 이들을 보니 절로 기분이 즐거워진다. 같은 날 조선대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광주 장애인e스포츠팀 ‘무등’ 서지원(19) 선수가 전국 최고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서지원은 광주장애인e스포츠단 ‘무등’ 의 선수로, 매주 화·수요일 오후 4시 e스포츠경기장 내 게임 공간인 스페이스G에서 집중 훈련을 받고 있다.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서지원은 10대 시절을 고통 속에서 보냈다. 그런 그가 광주를 대표하는 자리에 서게 되자, 각오가 남달랐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가 보여준 눈빛과 열정은 절로 사람을 감동 시킨다. 서지원처럼 다른 많은 장애인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비장애인의 ‘배려’가 아니다. ‘차별하지 않는 것’과 ‘기회’다. 그들은 이동할 권리, 밥을 먹을 수 있는 권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진학·취업할 기회, 결혼하고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원한다. 비장애인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모두 온 힘을 다해야만 겨우 얻을 수 있는 것 들이다. 사력을 다해도 어쩌면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인류가 번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약자도태’가 아닌 ‘약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때문이다. 약자를 보호하면서 사회라는 울타리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사회 속에서 인간은 발전해 왔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라도 약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 없는 사회란, 별거 아니다. 비장애인이 누리는 것을 장애인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장애를 갖고 싶어서 가진 사람은 없다. 나아가 우리 모두 언제 어디서든 장애를 가질 수 있다.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들과 어울려 사는 삶은 궁극적으로 ‘나를 위한 것’이 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