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분열과 대립의 5·18 43주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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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분열과 대립의 5·18 43주년 안된다
지역 내 5월단체 반목 장기화
  • 입력 : 2023. 04.11(화) 18:01
돌아오는 5월18일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이다. 올해 기념행사의 슬로건은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다. 행사위원회는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5·18의 정신을 이어받아 정의로운 오늘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43주년 기념행사에는 64개 단체가 참여하며, 전야제 등을 포함한 추모행사 등 모두 9개의 사업으로 진행된다.

이제 겨우 한달 남짓 남았는데, 분위기는 이상하다. 예년 같았으면 곳곳에서 추모를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기 마련이지만 이번 43주년은 모양새가 사뭇 다른 상황이다. 5·18공법단체 2곳과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가 추진한 ‘대국민 공동선언식’의 후폭풍으로 지역내 5월 단체가 갈라진 것이다. 분열의 시작은 지난 2월부터였다. 공법단체인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회장 황일봉)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회장 정성국)는 특전사회를 초청해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공동선언식)’을 추진했다.

그러나 공동선언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광주 시민사회는 ‘계엄군을 피해자로 둔갑하는 역사왜곡’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공동선언식 이틀 후인 21일 194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오월정신바로세우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대책위)’가 출범해 두 공법단체에게 공동선언문을 폐기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해왔다.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두 공법단체도 지난달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며 맞수를 놓았다.

두 입장 중 무엇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연 이런 분열이 광주시민이 바라는 것인지는 고민해야 한다. 나아가 43년이 지나도 여전히 폄훼와 왜곡을 일삼는 무리들에게 ‘광주 5월 단체들의 분열과 반목, 대립’은 그야말로 최고의 먹이감이 될게 자명하다. 그들이 쏟아낼 폐기물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끔찍하다. 오월 정신 헌법 수록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힘을 합쳐도 부족할 광주가 갈라져서야 어찌 오월 영령을 볼 수 있겠는가. 부디 한걸음씩만 물러나 다시금 굳건히 손을 잡기를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