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관 비밀 품은 나주' 국립마한문화센터 유치로 화룡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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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금동관 비밀 품은 나주' 국립마한문화센터 유치로 화룡점정
마한 유적·유물 전국 최대 규모…미발굴 유적 산재
일제 도굴 맞서 100년 넘게 마한사 보존·복원 활발
  • 입력 : 2023. 03.31(금) 11:31
  • 뉴시스
영산강 고대 마한문화를 상징하는 나주 반남면 신촌리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 국보 제295호). 뉴시스
국보 금동관과 보물 금동신발의 비밀을 품고 있는 고대 마한의 중심지 전남 나주시가 마한사 복원·연구 핵심 기관이 될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31일 나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4월 4일 시청사 대회의실에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겸한 센터 유치 결의대회를 갖는다. 위원회에는 마한사 관련 학계·전문가, 시민 900여명이 참여한다.

위원회는 센터 유치를 통해 어느 지역보다도 활발했던 마한사 복원의 노력과 성과에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포부다.

나주시는 지난 3월 17일 전남도에 센터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센터 후보지로서 나주가 갖는 마한의 역사성과 상징성, 당위성이 담겼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마한 관련 유적·유물, 국립나주박물관·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등 핵심 연구기관과 시설 현황, 100년 넘게 지속해온 마한사 복원의 흔적과 노력, 정책적 성과를 두루 포함했다.

나주는 현재까지 이뤄진 마한 관련 조사·연구 결과는 물론 유적·유물 규모만 따져보더라도 마한역사문화권 지자체 중 단연 1위다.

2021년 문화재청 용역보고서에 실린 마한시대 유적·유물 현황에 따르면 전국 465개 중 전남에 226개가 있고 전남에선 나주가 41개로 가장 많은 마한 유적·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 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서 조사한 영산강 유역 마한역사문화권 12개 지자체별 마한 관련 유적도 나주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총 2567개 유적 중 나주에 가장 많은 403개가 산재해 있다.

단순 규모뿐 아니라 국가사적인 반남 고분군(국가사적 제513호), 복암리 고분군(국가사적 제404호), 오량동 옹관 가마터(오량동 요지·국가사적 제456호), 국보 금동관, 보물 금동신발, 세계에서 가장 큰 옹관 등 나주에서 발굴된 마한 유산들의 상징성은 여느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마한 관련 역사성도 남다르다. 나주의 마한사 복원 최초 기록은 100년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1917년 조선총독부 고적조사단에서 발굴한 반남 신촌리 고분 9호분에서 금동관(국보295호) 금동신발을 비롯한 지배층의 위세품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이 시기에는 공주 무령왕릉, 경주 금관총의 발굴조차 이뤄지지 않은 때로 한반도 내 최상위 지배자의 상징인 금동관이 나주 반남에서 처음으로 발굴된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

나주시는 1988년 지자체 최초로 '반남고분군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복암리 3호분, 신촌리 9호분 재조사, 용머리 장식 금동신발(보물 제2125호)이 출토된 정촌고분, 오량동 옹관가마유적, 영동리고분, 혁신도시 유적, 혁신산단 유적 등의 발굴조사를 지속해오며 마한사 실체를 규명해오는 데 앞장섰다.

여기에 2015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한역사 교과서까지 발간해오고 있다.

또 대표 축제인 대한민국 마한문화제(총 6회), 마한 관련 학술대회(14회), 마한유적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준비, 마한 관련 시민 단체 활동 등 마한사 규명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이러한 노력들은 특히 2020년 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마한문화권을 포함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신라, 백제, 가야 문화권에 비해 소외됐던 고대 마한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나주시는 마한의 문화유산, 학술기관과의 연계성, 시민의 의지, 행정의 추진력 등 네박자를 갖춘 유일무이한 마한의 수도라는 점을 부각시켜 센터 유치의 당위성을 호소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국립나주박물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등 문화재 관련 국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마한 역사문화를 재조명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임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센터를 거점으로 영산강 유역에서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웠던 고대 해상왕국 마한의 국제교류 역사를 조명해 마한문화의 세계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영산강 유역 마한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도가 높고 독특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가 나주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나주 유치는 마한 역사의 실체를 규명하고 정립하고자 노력해왔던 나주시민들의 노력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는 2021년 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법에 기반해 마한역사문화권 주요유적의 발굴 기록물부터 보존유적, 비지정 문화재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관리·전시·활용하는 마한문화 거점 클러스터로 조성될 예정이다.

연구·교육 시설, 전시 체험관, 문화재 수장고 등을 갖춘 400억 원 규모로 건립되며, 4월 현지실사와 선정위원회 심사를 통해 건립지가 선정되면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6년 개관할 예정이다.

센터 유치에는 광주광역시, 전남(나주·영암·해남), 전북(익산·완주·고창), 충남이 뛰어들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