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비엔나소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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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비엔나소시지
최권범 경제부장 겸 뉴스콘텐츠부장
  • 입력 : 2023. 03.29(수) 12:39
최권범 부장
지난 2016년 가을 무렵 해외취재 기회가 생겨 오스트리아 비엔나(빈)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모차르트와 하이든, 요한 스트라우스 등을 배출한 클래식 음악 성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행복감에 젖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특히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비엔나커피’와 ‘비엔나소시지’를 현지에서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었는데, 그때 알게 됐다. 정작 현지인들은 비엔나커피와 비엔나소시지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커피 위에 휘핑크림을 얹어 만든 비엔나커피의 진짜 이름은 ‘아인슈페너’다. 우리가 통상 비엔나커피라고 칭하는 이유는 아인슈페너가 비엔나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란다.

비엔나소시지도 마찬가지다. 국내 한 식품업체의 인기 소시지 제품인 ‘줄줄이 비엔나’로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현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소시지의 본고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애초 소시지의 원재료는 소고기였는데 여기에 돼지고기를 섞어 처음으로 상품화해 판매한 곳이 비엔나여서 우리에게 비엔나소시지로 알려진 게 통설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광주에서 이 비엔나소시지가 소환돼 화제다. 광주시가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홍보를 위해 자체 제작한 유튜브 영상에 줄줄이 엮어진 비엔나소시지가 등장해서다. ‘비엔나’, ‘절대 비엔나’, ‘비엔나ㄹ레의 제왕’ 등의 해시태그가 달린 이 영상은 영화 ‘반지원정대’를 패러디해 만든 것으로, 비엔날레와 발음이 비슷한 비엔나를 소재로 활용했다. 또 올해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잇따라 열리는 것에 착안해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를 소품으로 사용했다. 44초 분량의 티저영상은 29일 현재 조회수가 12만회를 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영상이 공개된 후 광주비엔날레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어찌됐건 시선을 끌어모으며 홍보효과를 거둔 것만은 사실이다. 이제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광주에서 열리는 대규모 문화행사다. 민선 8기 광주시가 내건 ‘꿀잼도시’의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모쪼록 홍보영상에 등장한 ‘줄줄이’ 이어진 비엔나소시지처럼 광주비엔날레에 관람객들이 줄을 이어 흥행 대박을 거두고 어려운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