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력 ‘폐플라스틱→화분·병뚜껑’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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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민·관 협력 ‘폐플라스틱→화분·병뚜껑’ 변신
한국수자원공사주암댐지사·순천YMCA, 자원순환체계 구축
주암댐 상류 구간서 수거
30%가 플라스틱 쓰레기
주민자율협동조합 운영
학교 연계 수거 캠페인도
  • 입력 : 2023. 03.27(월) 09:58
  • 글·사진=조진용 기자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 주민자율 협동조합 활동가들이 주암댐 상류구간에서 발생된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노플라스틱 카페로 보내기 위해 트럭에 옮기고 있다.
순천 주암댐 일원에서 발생되는 폐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자원순환체계가 구축됐다.

한국수자원공사주암댐지사가 주민자율협동조합을 운영, 조합에서 직접 수거한 폐플라스틱쓰레기들이 순천 YMCA와 협업으로 화분그릇, 병뚜껑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주암댐지사는 청정 수자원 환경 유지를 위해 영산강유역환경청과 불법 쓰레기투기 단속강화에 나서며 폐플라스틱 재활용품 확대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환경 관련전문가들은 인근 학교와 연계한 수거 체험 프로그램 편성과 기관별 교류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안을 지속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민주도 폐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 주민자율 협동조합 활동가들로 부터 수거된 폐플라스틱 쓰레기가 화분 그릇, 열쇠고리, 치약짜개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순천시 중앙3길 3 노플라스틱 카페 2층. 플라스틱 녹는 냄새가 나는 작업실에 들어가 보니 정체불명의 내용물이 가득 찬 파란색 비닐봉지가 쌓여 있다. 살펴보니 거뭇거뭇 물 떼가 묻은 플라스틱 음료수 병 등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눈에 띈다. 직원이 플라스틱을 녹이는 사출기에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집어넣자 ‘달그락 달그락’ 굉음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금세 화분그릇과 열쇠고리로 뚝딱 만들어졌다.

이곳 플라스틱쓰레기는 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 주민자율 협동조합 활동가들이 댐 상류를 돌며 직접 수거한 것 들이다.

주암댐 일원에서 수거되는 쓰레기는 연평균 3800㎥으로 이중 30%(1100㎥) 가량이 플라스틱 음료수병, 일회용기 등 폐플라스틱 쓰레기다. 수거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순천 YMCA와 협업을 통해 재활용 되고 있다. 플라스틱 재질 분류 → 세척 → 사출기 분쇄 →250도 고온 사출 과정을 거치면 △화분 그릇 △병뚜껑 △치약 짜개 △열쇠고리 등으로 재탄생 한다.

협동조합 활동가들은 온·오프라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신오철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 주민자율 협동조합 반장은 “인근 시민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를 적발하기 위해 취수탑과 상류구간에 CCTV가 설치돼 있지만 넓은 면적과 한정된 인원으로 수거에 애를 먹고 있다”며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노플라스틱 카페로 보낸 것들이 재활용품으로 재탄생될 때 뿌듯함이 수거활동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협동조합활동가들은 폐플라스틱 쓰레기 수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 반장은 “생각지도 못한 틈새공간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폐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동물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어 수거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정 주암댐 환경 사수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위해 사출기를 활용해 분쇄하고 있다. 분쇄된 뒤 플라스틱 재질 분류 → 세척 → 사출기 분쇄 →250도 고온 사출 과정을 거치며 화분, 열쇠고리 등으로 재탄생 된다.
주암댐은 상류와 하류 구간으로 구분된다. 상류지역의 경우 일반 도로로 포장돼 있어 접근성이 용이해 쓰레기 불법투기가 많이 나온다.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는 폐플라스틱 수거·재활용화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댐 상류지역인 순천·보성·화순 주민 50명을 채용해 주민자율협동조합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화와 동시에 일자리 창출까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깨끗한 수자원 환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원경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 관리부장은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함으로써 주민과 공공기관이 협력해 해법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수거체험 마련·기관별 재활용 기술 공유를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는 미래세대에 폐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댐 인근 창촌초·주암초 등 21개 학교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수거 캠페인을 펼쳤다. 21개 학교 학생들이 병뚜껑, 일회용 플라스틱용기 등을 가져오면 친환경 대나무칫솔로 교환해 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오는 5월부터 플라스틱 수거 캠페인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지사는 폐플라스틱 재활용품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창준 한국수자원공사주아댐지사장은 “2021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주민자율협동조합은 주민주도로 운영되고 있다”며 “주차·규제 블록, 간판, 옷섬유재료, 가구 등 폐플라스틱으로 재활용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 재활용 물품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환경전문가들은 폐플라스틱 쓰레기 수거율 향상과 폐플라스틱 문제를 알리기 위해 인근 학교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봉사활동시간 인정 등 초·중·고생 대상으로 폐플라스틱 쓰레기 수거부터 재활용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며 “육지에서 발생된 폐플라스틱이 강을 지나 바다로 흘러가 동물에게 피해를 주기까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폐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있는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안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서울에 위치한 플라스틱방앗간, 포스코광양제철소 플라스틱뱅크봉사단 등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화 하고 있는 곳”이라며 “폐플라스틱으로 재활용 되는 품목을 선별해 재활용화에 속도를 높이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