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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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무등산(케이블카)
이기수 논설실장
  • 입력 : 2023. 03.23(목) 17:57
이기수 논설실장
 윤석열 정부 들어 전국 유명산에 케이블카 설치 추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최근 환경부가 국립공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에 대한 조건부 허가 결정을 내리면서다. 광주지역 일부 단체도 최근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20일 출입기자와의 차담회에서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추진 계획은 아직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강 시장은 “무등산 군부대 이전과 정상 복원을 우선 고민하고 있다”며 “이전·복원이 끝나면 기존 군용 도로에 대한 (활용·원상 복원 등)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될 것인데, 일단은 그런 문제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공군, 국립공원공단과 협의해 오는 9월을 목표로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시가 정상 부위에 주둔한 방공포대 이전과 복원에 행정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군부대 이전 후보지를 물색해 연말까지 이전 계획을 마련한다는 게 광주시의 로드맵이다. 이같은 강 시장의 발언으로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는 당분간(어쩌면 영원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 무등산의 케이블카 설치 추진은 2007년 처음 제기됐으나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를 주축으로 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반발로 멈춰서 있다.무등산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와 시민의 접근성 강화 등을 이유로 단체장 선거 공약 등의 형태로 제기됐지만 지역사회내에서 추진 동력을 얻지 못했다.민선 8기 들어 광주시가 무등산 접근성 향상 등 여가·관광 인프라 확충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가 굳게 잠긴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의 빗장이 풀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그 동안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추진했다가 제동이 걸린 지자체들이 재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는중이다. 3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던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를 비롯해 2차례나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구례군은 신규 연구 용역을 준비하며, 사업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남 산청·함양군도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어 이들 지리산권 지자체간 합의 도출이 사업 추진의 최대 관건이자 난제가 될 전망이다. 이해관계가 다른 이들 지자체가 제각각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할 경우 국립공원의 환경 훼손이 전국적인 논쟁거리가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케이블카 사업이 재추진되면서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서는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공약 사업으로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실상 중단됐다.팔공산에 위치한 동화사 등 불교계와 환경단체가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현재 군공항특별법 달빛고속철 건설, 2038아시안게임공동유치 등과 굵직한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해 협력과 정책공조를 해왔는데 혹여 무등산에만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일은 없기를 기대한다. 후손에게 전해줄 소중한 자연 유산이 불확실한 경제적 효과때문에 훼손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