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압도적 부결 자신하더니…이 대표 리더십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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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민주, 압도적 부결 자신하더니…이 대표 리더십 큰 타격
무효표·기권, 찬성표까지 나와
‘노웅래 161표’ 보다 23표 적어
국힘, "사실상 가결"…사퇴 요구
  • 입력 : 2023. 02.27(월) 18:22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당내 이탈표 속출로 반대표 보다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오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체제의 ‘단일대오’에 급격한 균열이 발생하고, 당내 혼란과 계파 갈등 등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날 표결 결과는 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무효표 11명, 기권 9명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당초 목표했던 무소속을 포함해 170표 이상의 부결표 확보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169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했으나, 부결표는 138명에 그쳤다.

138명을 전부 민주당 의원들로 가정하더라도, 당내 최소 31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다. 친민주계열의 무소속 의원이 부결표를 던졌다고 가정한다면, 기권이나 무효 등 이탈표는 36표 이상 더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소속 가운데 친민주계열은 김진표·민형배·박완주·양정숙·윤미향 의원 등 5명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재적 115명 중 114명, 정의당은 6명 전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체포안 가결 의사를 밝힌바 있다. 이들 120명에 19명이 더 가결표를 던진 것인데, 민주당에서 적어도 10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다. ‘이재명 방탄’ 우려에 ‘부결’ 당론이 아닌 자유투표 방침을 세우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예상 밖의 이탈표가 대거 발생하면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내에선 지난해 12월 민주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당시 나온 반대 161표가 당내 단일대오를 가늠하는 기준이었다. 161표에도 한참 못미치는 138표가 나옴에 따라, 이재명 대표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됐다.

당내에선 표결 이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명(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퇴를 포함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또 이번에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앞으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을 포함해 검찰이 쪼개기 영장 청구를 해 2, 3차로 체포동의안이 잇따라 국회에 접수될 경우 가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3월 국회에서 당 지도부가 대응 방침을 밝혀온 김·부·장(김기현, 윤석열 대통령 부인·장모) 비리 의혹 등에 대한 특검 추진 등의 동력도 급격히 소실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평가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상의 체포동의안은 처리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사고가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이자 사실상의 가결이나 마찬가지”라며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적 규명은 이제 사법부에 맡기고, 국회는 소모적 사법 전쟁에서 벗어나야한다”고 밝혔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