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취소…인사검증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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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취소…인사검증 부실 논란
'아들 학폭 연루' 임명 하루만에 사퇴
"법무장관 인사검증문제도 책임물어야"
  • 입력 : 2023. 02.26(일) 17:06
  • 서울=김선욱 기자
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임기 시작 하루 전 사의를 표명했다. 또 대통령실은 임명을 취소했다. 사진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뉴시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로 인한 강제전학 전력 문제가 드러나며 자진 사퇴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들어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이에대해 법무부는 “특정인에 대한 검증 여부 확인이 어렵다”며 사실상 함구하고있다. 정 변호사가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을 거쳤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으로 ‘인사 검증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전국 경찰 수사를 총지휘하는 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돼 오는 27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들의 고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인한 강제전학 조치와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간 사실이 알려지며 자질 논란이 일었고, 논란이 커지자 임명 하루 만에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 날 정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임명을 취소했다.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의 임기가 아직 시작하지 않아 사표 수리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의 사의와 관련해 지난해 6월 출범한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인사정보관리단은 기존 청와대 민정수석이 맡았던 고위공직자의 인사 검증 기능을 담당한다.

법무부는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당시 인사 검증 업무에 대해 “대통령실의 요청이 있으면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정 변호사의 인사 검증과 관련해 법무부 측은 대통령실의 요청은 물론 “특정인에 대한 검증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며 사실상 함구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전국 경찰 수사를 총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 수장의 임명이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없이 강행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자녀와 관련된 검증은 입시 부정 여부 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학교 폭력과 같이 자녀의 세평과 관련된 내용은 검증 대상자가 직접 밝히지 않으면 알기 힘든 구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정 변호사 자녀의 학교 폭력 사건이 공공연하게 알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정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에 과도하게 대응했다는 건 이미 2018년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해당 보도에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고위직 검사라는 사실이 적시했으며 검찰 내부에서는 이 인사가 정순신 당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찰 출신을 앉혀 경찰을 장악하려 하다 급하게 사퇴 처리한 것은 희대의 코미디이자 경찰 장악 음모가 드러나 좌절된 사례”라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에 대한 사실상의 검증 실패와 관련해 한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한 장관의 인사 검증 문제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김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