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이런데도 여수와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 거둬들인 세금의 97%(12조4,216억원)가 국가로 귀속되고 있다. 여수 석유화학산단은 지난 2021년 기준 국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4조 1708억원에 달한 반면 전남에 배분되는 금액은 410억에 불과했다.
정부는 국세를 지역으로 환원하는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개편에 나서야 한다. 재난관리와 환경보호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지역자원시설세의 과세 대상을 석유정제·저장시설과 유해화학물질까지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가산단에서 거둬들인 국세 중 일부를 산단 소재 지역에 우선 배분하는 것도 방안이다. 정유정제와 화학물질 취급에 대한 원인자 부담 원칙은 당연한 일이다. 오염물질량과 위험물질량이 현행 과세표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도 불합리하다. 국가 산단은 지역의 희생을 통해 국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런 국가산단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생산기지의 기능만 존재하는 국가 산단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