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마대자루 변신… 자원순환 다변화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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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현수막→마대자루 변신… 자원순환 다변화 ‘성과’
나주시, 폐기물 자원순환 구축
재활용 자원교환 확대 나서
일자리 창출 등 성과 이어져
“재활용향상 품목·시책 보완”
  • 입력 : 2023. 02.13(월) 10:19
  • 글·사진=조진용 기자
나주지역자활센터는 지난 1월1일부터 시범적으로 현수막을 △마대자루 △모래주머니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나주지역자활센터가 지난해 12월 나주시와 현수막재활용 및 일자리창출 방안을 공동 논의한 결과 지역 저소득층을 고용해 현수막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나주시가 생활폐기물 재활용율을 높여 자원순환 도시 구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수막 재활용을 통한 연계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재사용종량제봉투 공급, 재활용 가능자원 교환사업 확대 등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사업·정책들을 시행하고 있어서다.

시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혜택·방안도 모색하고 있어 시민들의 동참율과 덩달아 재활용율 상승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 관련전문가들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 동참율 향상을 위한 혜택 보완과 혁신도시에 위치한 기관들의 자체적인 재활용 캠페인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수막 재활용 일자리 창출은 덤

나주시 오포길 31에 위치한 나주지역자활센터(센터장 박철수). 센터 입구 한편에 주차된 트럭이 눈에 띈다. 트럭에 헬스장·아파트 분양 광고 등이 얼룩덜룩 쓰여진 현수막들이 한가득 실려있고 센터 직원들이 현수막을 옮기느라 분주하다.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보니 ‘드르륵드르륵’ 재봉틀 소리가 나며 현수막들이 마대자루로 재탄생되고 있다.자활센터에서는 지난 1월1일부터 시범적으로 나주관내에서 발생된 현수막을 △마대자루 △모래주머니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나주시 건설과 수거팀 5명이 빛가람동 등 20개 읍·면을 순회해 수거한 현수막을 자활센터가 전달받아 재활용하고 있는 것.

당초 자활센터의 주된 기능은 지역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제공·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활센터는 지난해 12월 나주시와 현수막재활용·일자리창출 방안을 논의한 결과 지역 저소득층을 고용해 현수막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미싱기 사용교육을 받은 저소득층 주민 2명이 자활센터에 소속돼 현수막을 재활용하고 있다.

자활센터와 나주시가 합심해 현수막을 재활용하는데 이어 일자리창출 효과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자활센터가 현수막 재활용을 결심한 이유는 수거된 현수막이 일괄적으로 소각되며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병근 나주지역자활센터 사례관리팀장은 “혁신도시 대로변마다 현수막들이 내걸려있다. 시에서 수거된 현수막 연간 12톤이 고스란히 소각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현수막은 화학섬유 원단으로 만들어져 소각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1급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 미세 플라스틱 등이 대거 배출된다. 자활센터의 본래 취지에 맞게 일자리창출과 환경보호를 하기 위해 현수막 재활용을 올해 처음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활센터 현수막 재활용품들은 오는 3월부터 나주시가 쓰레기 수거·행사 시 본격 사용할 예정이다.

자활센터와 나주시가 합심해 일자리창출에 이어 현수막재활용품들을 현장에서 사용함으로써 자원순환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자활센터는 현수막 수급상황에 따라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를 추가 편성할 방침이다.

박 센터장은 “최근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자체행사 시 사용 후 모아둔 현수막을 에코백으로 재활용해달라는 요청이 접수됐다”며 “올해 처음 시행되는 현수막 재활용사업인 만큼 현수막 수거량 추이를 살펴 재봉틀추가구입 및 일자리를 신설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타지자체에서는 밧줄, 파라솔, 우산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어 수요처를 면밀히 분석해 추가 재활용품도 생산해 보겠다”고 밝혔다.

●나주시 재활용률 높이기 박차

나주시는 자활센터를 통한 현수막 재활용 연계 일자리 창출 외에도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자원순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는 △재사용종량제 봉투 공급 △재활용 가능자원 교환사업 확대 △유해폐기물 전용수거함 보급 등을 통해 생활폐기물 자원순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시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5ℓ재사용종량제 봉지에 손잡이를 부착해 공급한다. 지난해까지 시는 올바른 분리배출 유도를 위해 시민들이 일정량 이상 모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로 가져오면 종량제봉투로 교환해 주는 재활용 가능자원 교환사업을 시행해 왔다. 지난해까지는 종이팩·아이스팩 2가지 품목만 해당됐으나 종이팩·폐건전지·젤타입 아이스팩·투명페트병 4종류로 확대했다.

유해폐기물 전용수거함은 시민들이 폐형광등, 폐건전지, 폐농약 등 원활한 폐기물 처리를 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과 마을회관 등에 수거함을 보급·전량 수거할 계획이다.

시가 현수막 재활용부터 재사용종량제 봉투 공급, 재활용 가능자원 교환 확대 사업등을 벌이는 이유는 재활용율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황효미 나주시 관광문화환경국 도시미화팀장은 “‘재활용품은 자원’이라는 인식 확산으로 시민들이 재활용 가능 자원을 올바르게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재활용율을 높여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며 “시민 참여율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시책들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 참여 확산 방안 마련을

환경전문가들은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품목·시책들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타지자체 제주도의 경우 화요일은 불에 안타는 종이류, 일요일은 라면·과자 비닐봉지 등만 배출하게 하는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시행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에서는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활성화를 위해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투명페트병 재활용품 요일별 분리배출제를 시행해 2만2230㎏의 투명페트병을 수거·재활용하기도 했다”며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활용품목별로 수거부터 완전히 재활용되기까지 과정이 수월해지도록 첫 단계인 시민들의 동참이 간편해야 한다. 시민 동참을 높일 수 있는 제도·혜택을 지속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기관 등에서 자체 캠페인을 벌여 시민들의 동참을 추가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나주 혁신도시의 경우 공공기관·기업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기업·기관들이 ESG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종이팩수거캠페인, 다회용기 대여 등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재활용에 참여하게 유도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나주지역자활센터가 현수막 재활용사업을 통해 지역 저소득층에게 현수막 재활용일자리를 제공하며 현수막 재활용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