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따로 소비자가격 따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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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한우값 따로 소비자가격 따로 왜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 입력 : 2023. 01.26(목) 14:45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최근 한우 산지 및 도매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긴 어렵다.한우값 폭락 이유는 사육 두수와 출하량 증가로 공급은 늘었는데 고물가시대에 소비가 위축된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 가격이 요지부동인 이유는 간단하게 설명하기 힘들다.우선 제도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쇠고기 유통에 가격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은 것을 꼽을 수 있다.기름값처럼 국제 유가를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으니 대형마트와 음식점에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16일 고시 기준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은 1kg당 1만 9661원으로 지난해 동기 2만 2883원에 비해 20% 가량 하락했다. 반면 올해 1월 현재 한우 안심 1등급 (100g)소비자가격은 1만 5348원으로 작년 1월 1만5533원에 비해 185원(1%) 하락에 그쳤다. 도매가격이 떨어지면 소매가격도 떨어져야 정상인데 1년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인건비와 각종 공공요금 인상으로 경영비 상승을 고려해 유통업자와 소매점포에서 공급가격과 소비자가격을 내리지 않은 탓이 크다. 이런 비정상적인 가격 형성은 복잡한 소고기 유통 구조도 한 몫하고 있다. 축협과 축산전문가에 따르면 한우 소비자가격은 여러 단계의 유통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격에서 운송 및 포장수수료(직접 비용)가 20%,임대료와 인건비 (간접비용)가 20%, 소 도축 이후 유통 과정에서 붙는 마진이 22~23% 등 총 60%에 달하는 유통 비용(가격 거품)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유통 단계를 단축하면 가격 거품을 줄일 수 있는데, 이미 유통 생태계가 확고하게 구축돼 있어 이를 깨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한 축산전문가는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농산물 유통 개혁을 국정과제로 포함시켰다가 유통 종사자들의 반발과 FTA(자유무역협정)등 국제 무역 체제 대응 등이 맞물리면서 유야무야됐다고 설명했다. 현정부도 난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고물가시대 민생 안정 방안으로 무관세로 미국 및 호주산 소고기를 수입해 시장에 공급하는 손쉽고도 임시적인 방편만 강구하고 있다. 이것도 한우값 폭락의 한 요인이다. 소비자는 여전히 비싼 한우 대신 수입산 소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으니 수요 감소로 이어져 한우값이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다. 또 한우 고기 소비 패턴의 변화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40%대 60% 유통 구조’ 때문이다. 과거에는 유통업자는 한우 한마리가 도축될 경우 거의 100%를 현금화 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 40%으로 줄어들었다.즉 요즘은 안심과 등심, 부채, 사채, 꾸리 등 전체 체중의 40%에 달하는 부위별 살코기(도체) 위주로 판매된다는 의미다.전체 체중의 60% 차지하는 가죽, 머리, 발목, 내장은 소비 기피로 부산물로 취급되어 저가라도 판매하기 위해서는 냉동 창고에 보관해야 하니 유통업자의 비용을 늘려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당연히 유통업자들은 가진 소비자들의 경우 비싼가격이라도 40% 한우고기를 사먹으니 돈을 확실하게 뽑으려고 가격을 낮추지 않은 선택을 할 것이다.이는 고급화되고 달라진 소비자 입맛을 반영한 것이지만 한편으론 한우 소비자 가격 불변 요인으로 작용한다.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사룟값이 20% 이상 인상돼 생산비가 치솟은 반면 한우값은 폭락해 한우사육농가들이 생계를 걱정하고 ,많은 서민층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 한우 고기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은 양측 모두에게 불만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삶의 질 제고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웃는날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근본적인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