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0-4> '물 위기' 남의 일 아냐…당장 대비책 마련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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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80-4> '물 위기' 남의 일 아냐…당장 대비책 마련 나서야
■염철훈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근활동가 ||물 위기는 곧 기후위기…'물 재앙' 현실 될 수도 ||나부터 절약…작은 실천 위기 극복 힘 모아야
  • 입력 : 2022. 11.27(일) 17:55
  • 편집에디터
염철훈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근활동가
한국은 물 부족 국가가 일까? 물 부족국가의 정의는 강우 유출량을 인구수로 나눠 1인당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 1000㎥를 기준으로 미만은 물 기근 국가, 1700㎥사이는 물부족국가, 이상은 물 풍요국가로 구별된다. 1993년 한국은 물부족국가로 지정되었지만 2006년 세계 물포럼에서 발표한 147개 국가 기준인 물 빈곤 지수에서 한국은 43위를 차지했다. 이 지수처럼 한국은 물 부족 국가가 아니며 물 자원에 대한 위험도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기후 위기 시대, 멀지 않아 한국도 '실질적인' 물 부족국가가 될 수도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해 여러 나라가 피해를 받고 있다. '물 위기 시대'인 셈이다. 세계경제포럼(WEF)도 물 위기가 우리 사회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하기도 했다. 물 위기와 싸운다는 것은 기후변화와 싸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동에서는 이미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이란은 50년 만에 찾아온 역대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과 단수 사태를 겪고 있고, 반정부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단 이란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동 내 국가 상당수가 물 부족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기후변화 탓에 중부지방은 홍수, 전남 등 남부지방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전환, 육식 문화에서 비건 문화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그렇지만 물과 관련해서는 절약, 보호 말고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 부족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물 부족 사태는 수질, 더 나아가 식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제 물관리연구소는 최근 "세계 식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중국·인도 미국의 지하수면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불과 30여 년 전 '물을 사 먹는 시대'가 올 것이라 누가 믿었겠는가. 물 부족으로 인한 재앙이 현실이 될 날도 가까워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인식이다. '물은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자 생명의 근원'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희박하다. 물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모습도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접하는 안전 안내 문자가 낯설다. '시민 여러분 현재 광주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나부터 시작하는 물 절약!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알려 20% 물 절약에 다 함께 동참해 주세요.' 코로나19 이후로 현재 광주에서 가장 많이 오는 안전 안내 문자이다. 물 부족의 시대가 현실이 된 셈이다. 광주에서는 30년 만에 제한 급수가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얼마나 심각하면 제한 급수가 논의되는 걸까. 광주의 식수는 화순의 동복댐과 주암댐에서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저수율이 30% 정도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이며 최근 10년 새 가장 낮은 저수율이다. 가뭄이 지속되면 내년 3월이면 광주도 전남 일부 지역처럼 제한 급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제한 급수가 현실이 된다면 불편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씻고, 빨래하고, 먹는 것 등 의식주와 관련된 많은 것들이 불편으로 다가올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현재로서는 '절약'이다. 가장 쉬우면서, 가장 필요한 '절약'이다. 절약과 절약이 모이면 상당히 큰 효과를 발휘한다. 개인이 하루 샤워 시간을 1분만 줄여도 12ℓ가 절약되며, 양치 때 컵 사용은 1회 5ℓ가 절약된다. 가정에서는 계량기 밸브, 세면대, 싱크대 하부 밸브 조절 등 수도 밸브 수압 저감을 통해 20~40% 절약된다고 한다. 빨랫감을 한꺼번에 세탁하면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 광주시민 1인 하루 수돗물 사용량은 약 300ℓ이지만 위와 같이 절약한다면 최대 40% 절감되니 절약의 효과는 상당히 크다.

광주의 물 사용량은 각 가정에 공급되는 생활용수가 전체의 68%를 차지한다. 영업용 및 산업용은 33%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절약하지 않으면 내년 제한 급수를 피할 수 없다. 광주시민들은 물 절약을 통해 제한 급수를 최대한 늦추며 내년 장마까지 버텨야 한다. '물 부족', 우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할 현실적인 문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