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경민> 4차 산업혁명과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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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기고·박경민> 4차 산업혁명과 청년
박경민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 입력 : 2022. 11.28(월) 15:09
  • 편집에디터
박경민씨
거대한 것이 오는데 조용하게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하나 밖에 없다.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진은 소리소문 없이 오기 때문에 지진발생 가능지역에서는 내진설계 등 지진에 대한 대비를 미리해놓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4차산업혁명. 지금 우리 앞에 인류역사를 뒤흔들 지진과도 같은 4번째 산업혁명이 '조용히' 들이닥치고 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의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자신의 책 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인류가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전혀 다른 세계, 근본적인 변화'를 앞두고 세계각국은 다양한 담론과 정책을 내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누구든지 생각을 해보면 알겠지만, 주변의 그 누구도 4차산업혁명에 대하여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그 누구도. 우리는 그냥 인터넷 포털 사이트 뉴스에서 종종 그 용어를 접해왔을 뿐이다. 무언가 거대한 것이 오고 있는데, 이것이 일상적인 담론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 일상적인 담론에서 제외되어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두에서 '조용히' 들이닥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다가올 4차산업혁명의 세계는 과연 아름다운 세계인가? 물론 사람마다 입장과 관점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상당수의 학자들과 전문가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인류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이다. 그간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분야를 인공지능이 전면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빈곤, 노동시장붕괴,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청년들의 가슴은 암울한 그림자로 드리워져 있다. 안그래도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상황인데,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심각한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꿈이 있기 때문에 청춘인데, 지금 청년들은 꿈이 없다. 매년 사상 최대치를 그리고 있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청년들의 불안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청년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열정과 패기는 사라진지 오래고, 안전한 것이 최고라는 무사안일주의에 완전히 빠져있는 것이다. 지나친 개인주의화와 물질주의화의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건물주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정도에 이르렀다 (논의가 길어지게 되므로 생략하지만, 물론 이는 기성세대와 주류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건물주가 꿈이라니 이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청년과 아이들이 4차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정책과 현실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4차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알게 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도서설명회나 강연회에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곳에 청년들은 거의 없다. 그곳에는 주로 경제분야나 경영에 종사하는 소수의 장년층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과정에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커리큘럼을 공식과정으로 도입해야 한다. 향후 5년에서 10년 뒤, 그리고 그 이후의 삶. 결국 새로운 세상을 살아야 하는 직접 당사자는 현재의 청년들과 아이들이다. 그들이 우리 사회와 경제의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 그를 위하여 일차적으로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인지와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이론수업, 현장견학, 멘토링 교육, 토론수업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서 그것들이 아이들과 청년들의 가슴에 충분히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지금 위기인지 기회인지 모르지만 거대한 것이 오고 있으니, 너희가 그것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를 심어주고 비전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말해주어야 한다. 공무원과 건물주가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무엇을 하든 너희들의 자유이지만,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열정과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AI가 너희들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것, 열정과 사랑, 낭만과 설레임은 결코 대체할 수 없음을. 그것은 단순한 삶의 방편이 아니므로. 존재의 이유이므로.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