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해남·고흥 주민들 "소음 피해·생업 차질" 반대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지역이슈
무안·해남·고흥 주민들 "소음 피해·생업 차질" 반대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여론 살펴보니||무안 “관광 침체·인구 유출 우려”||해남 “주변 지역 농업활동 제약”||고흥 “간척지 전체 막대한 타격”
  • 입력 : 2022. 11.24(목) 15:27
  • 조진용 기자
한국해양환경보호중앙회 함평군지부가 24일 함평엑스포공원 일대에 광주 군 공항 이전 관련 주민 설명회 개최 관련 현수막을 내걸었다. 나건호 기자
국방부가 광주 군공항 후보지별 사업비 산출작업을 조만간 마무리 할 방침인 가운데 무안, 해남, 고흥군 등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막대한 소음이 유발되는데다 생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력 반대하는 분위기다.

무안군은 소음 피해와 지속가능 발전 저해 문제 등을 거론하며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며 이전을 희망하는 시·군 공모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남군 역시 소음 피해와 농업활동 제약을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대안으로 군산·대구공항 등과의 통폐합을 제시하고 있다.

고흥군도 고흥만 간척지 피해를 비롯해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 신성장동력 추진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무안 "소음 피해, 관광산업 타격"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군 공항 이전 반대 사유로 △소음 피해△입지 지리적 위치 문제 △지속가능 발전 저해를 내세웠다.

대책위 측은 "군 공항은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위해 잦은 이착륙 훈련과 선회비행이 불가피해 심각한 소음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군 공항을 유력한 후보지인 운남면 일원으로 이전할 경우 무안 탄도만·청계만·함평만 주변지역은 심각한 전투기 소음 피해에 시달리게 된다"고 밝혔다.

군용 비행장·사격장 소음방지 피해보상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19년 11월 제정됐지만 소음피해 보상금액이 월 3만원 밖에 지급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소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음시설 설치비 지원 등의 대책이 없는 것도 반대 여론을 키우고 있다.

주민들은 군 공항이 이전 완료되면 사실상 재이전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군민들의 난청 피해와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유출과 관광 침체로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우려하고 있다.

이전 후보지인 운남면 일원은 톱머리·홀통해수욕장, 무안CC, 무안 황토갯벌랜드 등 관광자원이 밀집돼 있고 축산업과 농수산업의 중심지인데 군 공항이 이전될 경우 미래 관광산업과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운남면 반경 10㎞이내에 목포대·초당대·폴리텍대학교와 무안고·백제고가 위치해있어 잦은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도 지적했다.

대책위 정총무 사무국장은 "국방부도 군 공항 이전에 대해 주민 수용성을 전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전 지역을 특정해서 지목하기보다 이전을 원하는 지역을 찾는 22개 시·군 공모사업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해남 "농업활동 제약, 손실 우려"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거론된 해남군민들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박병율 광주군공항 해남이전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반대 이유로 전투기 소음을 첫 손에 꼽았다.

박병율 위원장은 "군 공항 주변 평균 소음도는 87웨클인데 85웨클 이상의 소음도는 난청과 정신이상을 유발한다는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인간뿐만 아니라 소·돼지 등 가축 피해로 이어진다. 군 공항이 위치한 경남 창원 3전투비행단, 강원 원주 8전투비행단 등 타 지역의 경우 인근 축사에서 소·돼지 유산 피해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보상절차가 진행됐던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군민들의 농업활동 제약 및 손실을 들었다.

박 위원장은 "해남에 군 공항이 이전될 경우 해마다 800억원 상당의 농업 손실이 예상된다. 군 공항 이전 면적은 총 450만평으로 실제 사용면적은 150만평이고 나머지 300만평은 군사보호시설(개발제한구역)로 설정돼 농업활동 제약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군 공항이 해남으로 이전될 경우 인구 유입과 지역발전, 관광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박 위원장은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경기발전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군사시설 주둔시 지역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보다 반대로 장애요인이 컸다는 연구결과가 확인됐다"며 "경기 동두천·파주·의정부 지역의 경우 군사시설 밀집지역인데 얼마나 지역경제 발전과 활성화를 이뤄냈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군 공항 신규 설치 또는 확장·이전 등이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미국의 세계 전략화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광주 군 공항을 없애고 군산 또는 대구와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고흥 "고흥만 간척지 큰 피해"

고흥군은 군 공항 이전시 고흥만 510만평 간척지 전부가 피해를 입고 주변 농수축산업도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군 공항 이전과 함께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군민들의 신체적, 재산적, 사회적 피해가 산술적으로 추정 불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고흥만 간척지 일원에 추진 중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드론지식산업센터 등 미래 신성장 사업과 올해 초 누리호 성공 발사 이후 활기가 돌고 있는 관광산업에 미칠 타격에 대한 고미도 컸다.

고흥군 관계자는 "소음피해는 물론 농수축산업, 관광산업 등에 악영향밖에 미칠 수 없는 군 공항을 고흥에 이전한다는 것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다"며 "고흥군은 앞으로 군민들과 향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군 공항 이전을 저지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