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연수 취소 불용액 활용방안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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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연수 취소 불용액 활용방안 '고심'
코로나19 장기화·이태원 참사 ||광역·기초의회 줄줄이 취소 ||나주시의회 자체 선순환 ‘훈훈’ ||집행부·의회 예산 활용 논의를
  • 입력 : 2022. 11.14(월) 17:34
  • 최황지 기자
나주시의회는 지난달 19일 쌀값 폭락으로 고통받는 농가 어려움을 덜기 위해 의원 연수비용 전액을 지역의 복지시설 및 취약계층을 위한 '청정 나주쌀 기부행사'를 진행했다. 나주시의회 제공
광주·전남 광역 및 기초의회가 이태원 참사 등 엄숙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연말에 예정했던 국내·외 연수를 줄줄이 취소한 가운데 불용 예산의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14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등이 추진한 유럽·미국·캐나다 연수는 모두 취소됐다.

기획행정위는 스위스·이탈리아로 자치 교류 연수, 보건복지환경위는 네덜란드·덴마크·프랑스로 복지 탄소 연수, 경제관광문화위는 미국·캐나다 투자유치 등 편성한 계획이 철회됐다.

전남도의회뿐만 아니라 광주·전남기초의회 대부분 이태원 참사나 코로나19 장기화 등 엄숙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줄줄이 연수를 취소하는 분위기다.

광주 남구의회는 국내외 연수를 위한 예산 1290만원을 편성하고 모두 불용처리했다.

신안군의회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적 애도기간을 고려해 서울 연수를 취소하고 예산액을 모두 환원했다.

무안군의회는 올해 반영된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했다. 의회는 코로나19로 여전히 감염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연수 강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2000만원 가량을 모두 반납, 집행부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의회가 회기 종료 후 연말 연수를 위한 예산액을 편성했다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의회에서는 해당 예산의 불용액을 놓고 지역경제를 위해 환원하는 등 선순환을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나주시의회가 대표적이다. 나주시의회는 올해 계획된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불용 예산 중 4000여 만원으로 관내 읍면동, 아동보호시설, 지역아동센터 24개소에 지역 쌀을 기부했다.

나주시의원들은 출범 이후부터 쌀값 대책을 논의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토론회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쌀값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후 최종적으로 운영위원회를 통해 해외 연수비를 삭감하고 그 비용을 쌀값 폭락으로 시름하는 농민 돕기에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나주시의회의 경우처럼 불용액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산안이 불용 처리되면 이월이 불가능해 소멸하게 된다. 이를 위해선 불용처리 예산안에 대한 의회와 집행부 간 활용방안 논의가 필요하다.

전남도 관계자는 "법적으로 예산 몫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바로 전환할 수 없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의정 운영 공통 경비는 일부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용액을 의정 운영 공통 경비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계속해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