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부산물로 집 짓고… 나무 소중함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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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숲속 부산물로 집 짓고… 나무 소중함 느꼈어요"
곡성군미래교육재단, 섬진강 제월섬서 '나무집짓기 워크숍'|| 9월부터 7주간 폐목 활용교육 ||완성된 집 방문객 쉼터용 사용 ||“도심 숲에서도 교육 진행하길” ||미래세대 환경교육 공간 기대
  • 입력 : 2022. 11.14(월) 14:47
  • 조진용 기자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이 제월섬에서 발생된 폐목을 활용 박칠성 공간연출가, 김용규 여우숲 인문학 교장과 함께 '섬진강 제월섬 나무집짓기 워크숍'을 시행했다.

수목을 정비하고 나오는 부산물이 미래세대들을 위한 환경교육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폐목 등을 조립해 휴게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등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이 지난 9월부터 신청받아 7주 동안 진행한 '섬진강 제월섬 나무집짓기 워크숍'에 가족단위 참가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박칠성 공간연출가, 김용규 여우숲 인문학 교장이 교육에 나섰으며 워크숍을 통해 숲 생태환경의 중요성, 인간과 자연의 공생 관계를 터득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폐목을 활용한 집짓기 워크숍이 지역 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나무 숲이 여름철 열섬현상 억제와 미세먼지 흡수 역할을 한다는 점을 느끼도록 도심에서 숲을 활용한 교육들이 마련돼야 하고 다음 회차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일지를 작성케 해 숲 생태환경 보호 의식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목→나무집 재탄생

광주대학교 건축학을 전공해 실시 설계부터 집 짓는 방법 등 교육에 나선 박칠성 공간연출가. 워크숍을 통해 숲속 자연의 가치와 소중함을 중점 교육했다.

교육현장을 찾아간 곡성군 입면 제월리 1115 일원. 일명 '제월섬'으로 불리는 곳으로 인도교를 건너니 메타세콰이아 나무 숲이 반긴다. 나무 숲으로 들어가 보니 10여명의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뚝딱뚝딱 망치질 소리와 쓱싹쓱싹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지난 9월부터 '섬진강 제월섬 나무집짓기 워크숍' 참여자들이다.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은 지난 9월부터 7주간 나무로 집짓는 프로젝트 '섬진강 제월섬 나무집짓기 워크숍'을 기획·운영했다.

초등생을 포함한 가족 30여 명이 박칠성 공간연출가, 김용규 여우숲 인문학 교장과 함께 제월섬 폐목을 활용해 집을 지었다.

제월섬은 메타세쿼이아 등 8종의 나무가 식재된 숲으로 곡성군 대표 숲·생태교육장이다. 생태 친화적인 수목환경 조성을 위해 수정비하며 나오는 폐목을 집짓기 재료로 활용한 것.

광주대학교 건축학을 전공해 실시 설계부터 집 짓는 방법 등 교육에 나선 박 연출가는 숲 속의 자연소재 가치 활용성을 교육했다.

박 연출가는 "전북 김제에서 몽상두꺼비협동조합을 운영하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목곡체험장을 운영 중이다. 미래세대들이 공교육을 받으면서 나무와 숲·자연 등을 직접 체감하고 다룰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게 아쉽다"며 "인간과 가까이 있는 자연 속 소재가 가치 있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중점 지도했다"고 말했다.

워크숍 참여자들은 가족과 함께 집을 지어봄으로써 자녀들에게 숲 환경의 소중함을 교육시키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유승희(44·광주 두암동)씨는 "곡성 기차마을 인근 제월섬에서 폐목을 활용한 집짓기 워크숍이 열린다는 정보를 맘카페를 통해 알게 됐다"며 "집 지붕, 연결통로 등 구조물 모양부터 방향까지 자녀들의 의견을 수렴해 집을 지었다. 숲 산림의 소중함과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느끼게 해 준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숲 생태환경 중요성 체감 기회

곡성군미래교욱재단은 2019년 제월섬에서 숲 교육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매년 관내 유아 및 초등학생과 관외 가족을 대상으로 숲·생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곡성미래교육재단은 참여자들이 폐목으로 집을 지어봄으로써 자연·인간과 생태적 관계를 이해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신정화 본부장은 "폐목을 활용해 참여자들이 나무집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생태감수성 함양과 숲 인문학 교육을 병행해 숲과 인간의 공생관계를 체감할 수있도록 했다"며 "집짓는 기간 동안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가족별로 도시락과 텀블러 등을 지참토록 하는 '용기 내' 캠페인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곡성미래교육재단은 미래세대가 숲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본부장은 "어린이들이 제월섬에서 부모·전문가와 함께 집을 지어봄으로써 숲 생태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숲 생태환경 교육 기회 마련을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은 지역교육 자원 역량 강화와 학교 교과과정 연계 지원을 목표로 지난 2020년 6월 설립됐다. 지역교육자원의 창의적 융합과 지역문제의 민관학 공동 대응을 위한 협업조직의 필요성에 따라 출범했다.

2019년 제월섬에서 숲 교육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매년 유아 및 초등학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숲·생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7주간 과정을 거쳐 완성된 나무집은 제월섬 방문객들에게 휴게·놀이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내년에도 곡성군미래재단은 폐목을 활용한 집짓기를 지속할 계획이다.

환경전문가들은 더 많은 연령층이 숲 생태환경의 중요성과 기능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심에서도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국립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도심 숲 열섬현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8월 도심 숲, 도심 공원, 도심 3곳 대기 온·습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 얼굴 표면 온도를 오후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10회씩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도심 숲에서 얼굴 표면 온도는 35.6도, 도심 공원 37도, 도심 38.4도로 도심보다 도심 숲에서 온도가 낮았음이 증명됐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나무는 잎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물을 수증기로 만드는 증산작용으로 도심 열기를 식히고 태양 직사광선을 막는 그늘 효과와 지면의 반사열을 줄이는 반사열 저감효과로 기온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며 "여름철 열섬현상과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 도심에 바람길 숲이 조성되고 있다. 최종 숲이 조성될 경우 지자체가 숲 해설사 등과 함께 숲 생태환경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교육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숍 동안 일화용품 사용을 하는 팀과 사용하지 않은 팀을 분류해 사용일지 작성을 해보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워크숍 다음회 차에는 일회용품 사용 참여자와 사용하지 않는 참여자를 분류해 일지를 작성해 봄으로써 그 성과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

곡성군미래재단은 내년에도 워크숍 모집을 통해 폐목을 활용한 집 짓기를 지속 운영할 방침이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