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ch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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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Kimchi-ro
최황지 정치부 기자
  • 입력 : 2022. 10.18(화) 17:30
  •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오랫동안 우리 밥상에 오른 김치는 지역별로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특히 남도김치는 김치 하나에 다양한 젓갈을 넣어 화려한 맛이 일품이다. 광주는 이러한 남도김치의 역사성과 맛을 계승하고 있다. 시는 남도김치 일번지, 김치종주도시라는 자부심을 산업으로 발전시켜 전국에서도 주목하는 김치축제와 김장축제를 열고 있다.

광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한 김치 이름을 딴 도로 '김치로'가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김치박물관이 있는 김치타운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이 김치로를 이용해야 한다. 전 세계적인 김치 표기법은 'Kimchi'지만, 현재까지 김치로의 영문 표기는 'Gimchi-ro'다.

지난 2020년 중국 관영매체가 자국의 파오차이가 세계의 김치 문화 표준이 됐다는 엉터리 보도를 냈다. 소금에 절인 배추 음식인 파오차이가 김치의 기원이라는 내용이다. 또 구글 번역기는 아직까지도 '김치용 배추'를 'Chinese Cabbage for Kimchi(김치를 위한 중국 배추)'로 표기한다.

소금에 절인 파오차이와 갖가지 재료를 넣어 발효시킨 한국의 김치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문화체육관광부 마저 국내 김치의 번역 및 표기를 파오차이(泡菜)로 규정해서 전국민으로 부터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런 비판에서 광주시도 자유로울 순 없다. 전국 유일 김치 이름을 딴 도로의 표기는 지난 2010년 도로가 생겨났을 때부터 'Gimchi-ro'였다. 12년 간 광주만의 Gimchi였다가 지난 17일에야 광주시는 국제 김치 표준 표기법인 Kimchi-ro로 도로명 변경 내용을 입법 예고했다.

도로명 변경이 늦게서라도 이뤄져서 다행이다. 세계김치연구소의 홍보대사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세계김치연구소의 관심으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 다만, 광주시의 자체적인 문제의식이 아닌 세계김치연구소의 건의로 이뤄지게 됐다는 사실은 아쉽다.

10월 말 광주 김치로에선 세계김치축제가 열린다. 또 다음달 22일 김치의 날을 맞이해선 전국 김장대전도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는 김치종주도시로 국가기관의 김치연구소가 있는 유일한 도시다. 중국의 김치 공정 속 전 세계인의 김치 표기 표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광주시가 산업 뿐만 아니라 김치의 역사성을 지키는 일에도 앞장설 수 있는 도시가 됐으면 한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