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용 전남취재부 기자 |
집집마다 수대에 걸쳐 내려오는 양조 비법이 있었으며 술을 파는 주막도 주인장의 양조법에 따라 맛이 달랐다.
지난 4월부터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전남지역 전통주 업체와 빵집 등을 찾았다.
찾아간 전통주 업체에는 △구례 ㈜산들 산수유 막걸리 △신안 암태 주조장 꾸지뽕 막걸리 △영광 (유) 대마주조 △장성 청산녹수 사미인주 △해남 해창주조장 해창 막걸리 △장흥 안양 주조 안양 막걸리 등이다.
대한민국에서 막걸리를 정확히 언제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며 곡류를 이용한 막걸리와 비슷한 곡주였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막걸리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사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때는 막걸리용 누룩을 배꽃이 필 때에 만든다고 해 이화주라고도 했고 맑지 않고 탁하다고 해서 막걸리를 탁주라고 불렀다. 백성들이 먹는 술로 식량 대용 또는 갈증 해소 음료로 농부들이 애용해 왔으므로 농주라고도 불렸다.
주조장들을 돌며 공통적인 의문점이 있었다. 막걸리(전통주)가 처음부터 잘 나갔을까.
막걸리(전통주)는 일제 침탈과 광복 이후의 엄격한 주세법, 한국전쟁 이후 밀주 단속과 양곡관리법 등을 거치며 설자리를 잃어갔다. 집에서 술을 빚어 마시는 가양주 문화도 사라지다시피 했다.
고비들을 넘기며 현재까지 전남에서 뚝심을 지키면서 막걸리(전통주)를 빚을 수 있었던 비결은 재료에 비밀이 있었다.
각 양조장 지역에서 재배되는 토종 농특산물 재료만을 고집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그 맛을 기억하고 되찾아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코로나가 창궐했을 당시 'K-백신 ·K-패션 · K-막걸리' 등 K-수식어가 잇따라 등장했다. 한국의 자부심을 K로 시작하는 수식어에 덧붙여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K-막걸리의 위상이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살펴봤다. 관세청 주종별 수출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8만2762달러 리큐르 8만1200달러 맥주 5만9980달러 탁주 1만5804달러 순이었다. 국가별 수출 상위 5개국은 일본, 중국, 미국, 홍콩, 베트남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탁주(막걸리·전통주)는 뒤처져 있다. 한국 토종 대표 주류인 탁주가 소주와 맥주, 리큐르 제품을 꺾고 전 세계 반열에 당당히 오를 수 있게끔 관계당국의 각 국가별 선호 주류 성향 분석 등을 통해 K-막걸리 활성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