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인주·편백숲 막걸리·딸기 스파클링…각종 체험까지 전국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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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인주·편백숲 막걸리·딸기 스파클링…각종 체험까지 전국화 앞장
지역 명물 빵·술 지역효자로 만들자 ⑨ 장성 청산녹수 ||탁주·증류소주 지역 농산물 사용||재료비 비싸도 청산녹수 뜻 고수||전국 대형마트·골프장 등에 납품||주조장 이전·체험 프로그램 강화
  • 입력 : 2022. 06.06(월) 14:07
  • 김은지 기자

탁주 6종류와 증류소주 4종류를 12년째 생산하고 있는 김진만 청산녹수 대표.

 '임금을 향한 흠모'를 한 여인이 남편과 생이별 한 뒤 남편을 잊지 못해 연모하는 마음에 비유한 정철이 지은 가사 '사미인곡'을 떠올리게 하는 막걸리 '사미인주'가 전남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성 청산녹수 양조장 김진만 대표 작품으로 편백숲막걸리, 딸기 스파클링을 비롯해 증류소주 등이 전국 대형마트와 골프장에도 납품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광주에서 하서대로를 타고 30여분을 달리다보니 장성호 미락마을 회전교차로를 지나 백계2리회관에 다다르자 농로길 한 편에 2층 형태의 폐교건물이 시선을 끈다. 12년째 막걸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청산녹수'다.

●사미인곡 정신에 담은 막걸리

건물 입구 쪽 담벼락에 '오늘 그대와 막걸리 한잔을'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어 주조장임을 짐작케 한다. 주차장에는 직원들이 막걸리를 구입하기 위해 찾아온 인근 주민들에게 각 제품의 특징들을 설명해주는 모습이 보인다. 1층 내부에는 막걸리를 보관할 때 사용하는 용기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청산녹수는 탁주 6종류와 증류소주 4종류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와 제품명을 살펴보면△탁주 6도 편백숲 막걸리△탁주 8도 사미인주△탁주 12도 G12(2종류)△6.8도 딸기 스파클링이박사신동원주(2종류)△증류소주 첨 내린 42도△증류소주 오이주 17도△증류소주 담금주 25도·30도 등이다.

청산녹수에서는장성산 딸기, 찹쌀, 사과, 쌀 만을 사용하고 있다. 감미료 대신벌꿀과 올리고당을 사용하고 한국식품개발원에서 생산한 2번 효모를 사용했기 때문에 바나나와 멜론향을 느낄 수 있는점이 특징이다.

총 10종류의 제품 중 주력 제품은 탁주인 사미인주, 편백숲 막걸리, 딸기 스파클링이 꼽힌다.

막걸리는 4단계 담금 과정을 거쳐야 완성된다. 1단계 밑술→ 2~3단계 덧술→ 4단계 저온 15~20도 숙성·발효 과정을 거쳐 40일이 지나면 제품화된다.

주력 막걸리 중에 750㎖ 호리병 형태로 한복을 입은 여인이 그려진 사미인주를 마셔보니 바나나와 멜론향이 감돌며 사과 맛이 입에 확 감긴다. 사미인주라는 제품명에서부터 김 대표의 자부심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사미인주의 이름은 송강 정철의 가사 '사미인곡'에서 비롯됐다. 정철이 임금을 사모했던 마음과 마찬가지로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술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품명을 붙였다"며 "주력 제품에 사용되는 재료는 장성산 딸기, 찹쌀, 사과, 쌀 만을 사용하고 있다. 감미료 대신 벌꿀과 올리고당을 사용하고 한국식품 개발원에서 생산한 2번 효모를 사용했기 때문에 바나나와 멜론향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

●"원재료비 비싸지만 청산녹수 뜻 지키겠다"

(왼쪽부터) △6.8도 딸기스파클링(2종류) △6도 오케이막걸리(한정생산) △ 12도 G12 △6.8도 이박사 신동원주 △8도 사미인주 △6도 편백숲막걸리 △17도 오이소주(2종류) △25도·30도 담금주.

김 대표는 2009년 8월 청산녹수 법인을 설립, 2010년 1월 폐교인 장성북초등학교 부지(장성읍 남양촌길 19)를 인수해 양조장을 설립했다.

김 대표가 막걸리를 빚기로 결심한 데는 평소 와인(주류)에 대한 관심과 본인의 전공을 결합하면서다.

김 대표는 "연세대 생물공학을 전공, 1982년 상무대(현 광주 상무지구)에서 보급장교로 군 복무를 하며 무등산 막걸리, 비아막걸리 등 광주·전남지역의 막걸리를 접하게 됐다"며 "생물공학 이론(발효·생물)을 술에 대입해 술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본인의 전공을 살려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재료의 질을 우선시하다 보니 재료 값을 충당하기에 버거웠다. 김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청산녹수의 의미를 고수하고 있다.

김진만 청산녹수 대표는 올해 말장성댐 수변길 인근 양은리에 700평 규모로 양조장을 이전해막걸리 빚기체험과 프로그램 강좌등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장성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들만 사용하다 보니 원재료비가 고가다"며 "전통문화를 과학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현대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농촌사회와 자연환경에 기여하며 이를 미래세대에게 전달한다는 뜻인 청산녹수에 의미를 지켜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양조장 이전 막걸리 활성화 시동

이 같은 김 대표 고집과 노력으로 지난 2019년 남도 전통주 품평회 종합 대상 수상과 2017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됐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견학·시음·체험·교육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이전 월 200~500명의 방문객이 청산녹수를 찾았으나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다가 지난 3월부터 프로그램을 재개했으며 현재 월평균 100명의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청산녹수에서 판매되는 제품 판로는 전국 대형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와 전국 골프장 30여곳(안양베네스트CC·한성CC 등)으로 연매출 1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전남대 생명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신규 효모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김 대표의 향후 목표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양조장을 방문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접근성이 편리하도록 올해 말 장성댐 수변길 인근 양은리에 700평 규모로 양조장을 이전하려 한다. 막걸리 빚기 체험과 프로그램 강좌 등을 활성화할 예정이다"며 "청주, 약주, 과실주 등 제품 확대와 연구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장성군농업기술센터(소장 오혜림)도 청산녹수 생산 제품에 관심을 갖고△2018년 체험 프로그램·디자인 개발 지원△2019년 디자인 제작지원 △2020년 버블 세척 회전식 증자기·여과기 지원 △2022년 전통 양조장 설비 구축 등을 지원했다.

오혜림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전통주 산업의 육성은 가공뿐 아니라 농산물 소비, 관광과의 융복합 산업발전이 가능하다"며 "상품화 기반, 홍보, 마케팅 지원 등으로 지역 특화상품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 박간재·김은지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