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허시명>'K-주류의 자부심' 막걸리 전세계 진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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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허시명>'K-주류의 자부심' 막걸리 전세계 진출 기대감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
  • 입력 : 2022. 05.17(화) 11:02
  • 조진용 기자
막걸리는 외래어가 아니라 한글이다. 옛 문헌에 한자로 된 술 이름들이 많이 전해오는데, 정작 한글로 된 술 이름은 드물다.

막걸리는 술을 거르는 모습을 보고 지어진 소리글로 글은 쓰지 못해도 소리로 마음을 유쾌하게 전달했던, 이 땅에 살았던 어른된 이들이, 글로 기록되지 않았던 오랜 옛날부터 즐겨왔던 부드러운 술이다.

막걸리는 한국인이 주식으로 삼고 있는 쌀로 만든다. 특별히 원료 수확철을 기다려야 하거나, 양조 공간을 마련해야 하거나, 새로 원료를 구매하지 않아도 한국의 부엌에 들어가면 쉽게 빚을 수 있는 술이 막걸리이다.

막걸리는 순박한 농부의 술이기도 한데 어른들이 들판에서 일하다가 막걸리를 마시고, 막걸리를 마시고 나서 다시 힘차게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손 모내기 시절에 살았던 한국인들은, 남자아이건 여자아이건 양조장으로 아버지 막걸리 심부름을 갔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어른이 되어 막걸리를 마실 때면 그 예전 이야기를 즐겨 꺼내놓는다.

현대에 들어서는 등산을 하고 나서, 골프를 치고 나서 그늘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데 막걸리가 저알코올이면서, 속이 든든한 액체밥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막걸리는 노동의 벗으로, 한국인 곁에 여전히 함께 있으며 땀 흘리는 곳에 막걸리가 있기에 막걸리의 최고 안주는 예나 이제나 땀방울인 셈이다.

막걸리는 짧은 기간에 아주 쉽게 빚을 수 있는데 짧게는 일주일이면 완성된다.

세계에서 짧은 시간에 손쉽게 맛있는 술 빚기 경진 대회가 있다면 막걸리가 1등을 차지할 것이다.

막걸리는 빚기도 쉽지만, 편견도 적고 장벽도 낮다. 막걸리는 선조들이 빚었던 발효 음식이다.

한국인이 즐기는 김치와 나물과 부침개가 그대로 안주가 되고 한국인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한국인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분 좋아지는 발효 음식이 막걸리이다.

막걸리는 처음 만나는 세계인에게 건네도 좋을 만큼, 순하고 은근하고. 부드럽고 소박한 술이다.

지난해에는 막걸리빚기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44호로 지정됐다. 막걸리 빚기가 한국문화 상징으로 새로 자리매김된 만큼 전세계 이웃들과 막걸리를 나누면서 주류 시장에서 압승하기를 기원한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