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지뽕 열매 가득'… "2대째 신안 대표하는 막걸리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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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협·지발위
'꾸지뽕 열매 가득'… "2대째 신안 대표하는 막걸리 자리매김"
지역 명물 빵·술 지역효자로 만들자 ⑥신안 암태주조장||20여일 숙성·지역 꾸지뽕 사용||2021년 7월 남도 전통주 선정||"막걸리 제품 질 극대화 주력"
  • 입력 : 2022. 05.17(화) 11:02
  • 조진용 기자

문성진 암태주조장 대표는 수입산 쌀을 사용하지 않고 100% 국산 신동진과 새청무 품종을 쓰고 있으며 꾸지뽕은 지역 농가에서 구매·사용하고 있다.

강한 면역력 덕분에 농약을 하지 않아도 병충해에 강한 꾸지뽕. 작은 키나무과에 속하는 뽕나무에서 열리는 꾸지뽕 열매가 막걸리로 변신했다.

광주에서 무안~광주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기를 1시간30여분. 신안군 압해읍 송공 교차로에 진입하자 도로 한편에 식재된 동백나무, 배롱나무 등 명품 조경수가 눈에 띈다. 이정표를 따라 천사 대교를 통과해 암태면에 다다르자 암태파출소 뒤편으로 일반 가정집 건물이 시선을 끈다. 2대째 암태면에서 막걸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암태주조장 (대표 문성진·64)'이다.

●요구르트가 아니라 꾸지뽕 막걸리네

건물 입구 한쪽 진열장에는 해송, 금송 등 여러 종류의 분재가 진열돼있었다. 진열장 맞은편 작업장 문을 열자 800ℓ용량의 발효조에 시큼한 내음을 풍기는 막걸리들이 숙성되고 있었다. 정사각형 형태의 막걸리 상자에 담긴 750ℓ막걸리 병을 살펴보면 '신안 생 꾸지뽕 막걸리'라고 씌인 라벨지가 붙어있고 주황빛을 띄고 있어 요구르트를 떠올리게 한다.

암태주조장에서는 꾸지뽕 막걸리(6도)와 수미생 막걸리(6도) 두가지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두 가지 막걸리는 1단 발효(4~5일 소요) → 2단 발효(3~4일 소요) → 3단 발효(15일 숙성)로 총 20여일 동안 숙성과정을 거쳐야만 제품화된다. 막걸리에 사용되는 쌀은 수입산 쌀을 사용하지 않고 100% 국산 신동진과 새청무 품종을 쓰고 있으며 꾸지뽕은 지역 농가에서 구매·사용하고 있다.

한잔 마셔보면 20여일간 숙성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산 감과 신맛보다 단맛이 강해 계속 손이 간다.

문 대표는 꾸지뽕 막걸리에 사용되는 재료만큼은 꾸준히 국산재료를 사용할 계획이다.

문성진 대표는 "1960년부터 만들어 팔기 시작한 막걸리 맛을 이웃 주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막걸리는 오랜 시간 숙성을 요구하는 식품으로 인공재료를 조금이라도 사용하면 소비자들이 안다"며 "꾸지뽕은 팔금면, 암태면, 자은면에서 총 15㏊규모 36 농가가 재배 중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지속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 대표 막걸리 지속 생산 약속

꾸지뽕 막걸리는 지난 2012년 신안군 전통주 품평회(한국 전통주 진흥협회장 외 4인 평가) 최우수상과 2021년 7월 남도 전통주로 선정됐다.

문 대표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막걸리를 빚고 있는 것은 지역을 대표하는 주류 명맥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문 대표는 "두가지 막걸리 제품의 첫 탄생은 목포 보해양조 기술자들로부터 전해 내려온다. 기술자들에게 구체적인 막걸리 재료와 방법을 물으면 '막걸리는 시간과 정성'이라고만 표현할 뿐 쉽게 가르쳐주지 않아 어깨너머로 배운 게 전부다"며 "오늘날 천사대교 개통으로 외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꾸지뽕으로 만든 막걸리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주조장을 방문해 몇 달뒤 2~3박스씩 재주문을 하곤 한다. 신안 흑산도 홍어 외에도 꾸지뽕으로 만든 막걸리가 전국에 알려질 때까지 막걸리를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욕심과 의지로 '꾸지뽕 막걸리'를 만들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꾸지뽕의 점성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

문 대표는 "꾸지뽕 열매는 산딸기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달달한 과육이 있고 점성이 강해 진득한 느낌이 있어 액체와 잘 섞이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막걸리와 꾸지뽕이 적정비율로 어우러진 맛을 내기 위해 제분 형태로 사용해 단점을 보완했다" 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2년 신안군 전통주 품평회(한국 전통주 진흥협회장 외 4인 평가) 최우수상과 2021년 7월 남도 전통주로 선정됐다.

● 꾸지뽕막걸리 상품성 향상·전국화 주력

2대째 암태면에서 막걸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문성진(64) 암태주조장 대표.

꾸지뽕 막걸리의 주된 판로는 관내 4개면(자은면·암태면·안좌면·팔금면)에서 80%, 군 직영 쇼핑몰인 1004 몰과 네이버 쇼핑에서 20%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문 대표는 꾸지뽕 막걸리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판로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꾸지뽕 본연의 성질을 제분 형태로 만들어 일정 부분 개선 했지만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꾸지뽕 맛을 극대화하려 한다"며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에 발맞춰 관광도 재개되고 있어 외부 관광객들이 꾸지뽕으로 만든 막걸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신안을 찾아오도록 품질개선에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꾸지뽕은 신안 팔금면, 암태면, 자은면에서 총 15㏊규모 36 농가가 재배 중이다. 신안군 제공

신안군에서는 지난 2016년 12월 농림축산 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신안 꾸지뽕 향토산업 육성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약용작물의 기원 정립 및 종자 보급을 통한 건강식품의 표준화를 실현하고 품질관리와 약초식물자원으로 천연물 기능성 식품 등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에 의한 가공기술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추가적으로 군은 가공창업 교육, 제품 개발, 상품화를 위한 농산물 가공 공동이용 시설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압해도에 32억원을 들여 올해 2월 농산물가공센터를 건립했다.

군은 가공센터를 활용해 꾸지뽕 막걸리의 제품 질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박현순 농촌진흥과 가공센터 팀장은 "꾸지뽕 열매 점성으로 인한 고충을 인지하고 있다. 가공센터에 식품분야 전문가들을 섭외해 꾸지뽕이 잘 섞여 품질이 개선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안군 암태면 당사리에 위치한 천사대교. 천사대교를 지나 암태 파출소에 다다르면 일반 가정집 건물의 '암태주조장'이 위치해있다. 신안군 제공

글·사진 = 박간재·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