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
내정자의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 4명, 경남 3명, 대구 2명, 부산·강원·대전·충북·경북·전북·제주 각 1명씩으로 권역별로 영남이 7명 (43.8%)를 차지했다. 연령은 60대가 9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여성은 3명으로 전체 18.7%를 점유했다.특히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선에 광주·전남 지역 출신들은 단 한 명도 발탁되지 않는 등 철저히 배제됐다. 전북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 등이 있지만 '무늬만 전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 캠프 등에서 일한 6명의 정치인이 논공행상 논란 속에 등용된 것이나 당선인의 정치 철학을 잘 수행할 인물을 기용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0.73%포인트라는 최소 득표율 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민 통합"을 일성으로 강조한 것과 달리 특정 세대·성·지역에 편중되고 상식을 벗어난 인선을 한 것은 우려감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광주· 전남지역 정·관계와 지역민들 다수는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을 뛰어넘는 역대급 '호남과의 불통' 정권이 되는 것을 걱정하는 눈치다. 이번 대선에서 호남 유권자들은 윤석열 후보에게 12.66%(표수 446,869),이재명 후보에게 84.6%(표수 2,941,793)의 지지율을 각각 보낸터라 이번 내각 인선에서 호남 소외를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배려'가 없는 윤 당선인의 인사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과 성별보다 능력을 우선시했다"는 윤 당선인의 인선 배경 설명에 자존심이 상하는 분위기다. 윤 당선인측에서는 자업 자득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후보 시절 호남홀대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더욱이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서는 국민 통합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미운놈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운 사람일수록 잘 해주고 생각하는 체라도 하여 감정을 쌓지 않아야 한다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담겼다. 이 잠언을 정치에 적용하면 국민과 소통하고 분열 대신 화합을 꾀하는 국민 통합 방안 그 자체다. 윤 당선인은 호남 패싱 인사 지적에 대해 처음만 보지 말고 집권 5년간을 지켜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첫 인상, 특히 나쁜 기억일 경우 장기 기억으로 저장될 가능성이 높고, 나중에 이를 변화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다',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