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56-4> 색깔 없어진 정의당… 지방선거 선택과 집중 필요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일주이슈
일주이슈 56-4> 색깔 없어진 정의당… 지방선거 선택과 집중 필요
■'진보’ 정의당 갈길은 ||지난 대선서 1% 득표율 처참||여당 비판적 태도 오히려 역풍||시민 맞춤형 의제 제시 부족||선명성 대신 호감도 상향 관건
  • 입력 : 2022. 03.27(일) 17:33
  • 최황지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선 심상정 후보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3·9대통령선거에서 정의당은 광주·전남에서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역에서 1%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는데 이는 보수 성향의 지역 득표율보다 낮은 수치다. 오는 6·1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거대 정당인 국민의힘과 지역 제1야당 자리를 놓고 싸워야 하는 열악한 상황. 전문가는 지역 정서에 맞는 의제 발굴로 호감도부터 먼저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20대 대선에서 정의당의 득표율은 광주 1.51%, 전남 1.28%다. 보수 진영인 대구 1.94%, 경북 1.88%보다 낮은 수치다.

정의당의 광주·전남 구애가 진정성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정의당의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후 광주를 가장 먼저 찾았고, 심 후보가 저조한 지지율에 숙고의 시간을 가질 때에도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 현장을 잠행하는 등 유세 과정에서도 지역을 우선 순위에 뒀다.

각별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광주·전남에서 최저 득표율을 기록한 원인으론 '민주당 대안 정당' 의제가 지역에선 역풍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안 정당으로서 역할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의당의 모든 의제가 "민주당의 독재를 깨달라"는 논리로 귀결되다 보니 제1야당으로서 색깔과 비전이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지역 맞춤형 의제 발굴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과 같은 민심의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내걸었고 어느 정도 지역 표심을 파고들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광주·전남 자체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목표한 지역 득표율 3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30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광주·전남내 견고한 지지층이 모호한 정의당이 지역 맞춤 의제가 지지층을 어떻게 결집하는지 분석해봐야 할 대목이다.

일각에선 정의당의 소수자 대변 목소리가 여성 위주의 정책에만 집중돼 오히려 정당 반감 정서로 귀결됐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여기에 군소 정당의 물리적 한계로 다양한 정책 제안이 힘을 잃고 여성 정책마저 젠더 갈등에 이용당하면서 '여성만 대변하는 정당'으로 외면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정은 정의당 광주시당 정책위원장도 "노동, 기후위기, 페미니즘 관련 이슈를 제시하고 어젠다를 이끌었다"며 "그러나 페미니즘 정당으로만 인식된 것이 대선 패배의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전남도당 내부에선 지방선거가 다가오며 위기감이 감지된다. 현재 지역내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을 견제해야 하는 중책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의회에선 비례대표 1석, 전남도의회에선 지역구 1석, 비례대표 1석으로 목소리가 작은 상황이다. 와중에 국민의힘이 광역의회의 비례대표 입성을 노리고 있어서 입지가 더욱 불안해졌다.

여성, 녹색 관련 의제가 지역의 '먹고사니즘'과 동떨어져 있어 정의당이 지역과는 괴리돼 있다는 지적은 늘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의당의 '이중고'다. 다가올 지방선거에선 중앙당의 핵심 의제인 기후위기 극복과 페미니즘 이슈는 상대적으로 지역에선 관심이 미비하다는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는 정의당의 지방선거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우고 있으니 정의당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작은 노동 의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광산구 공단, 지역 플랫폼 노동자 등 지역 현실에 맞는 의제들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당이 세밀하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도덕적 옳고 그름을 떠나 지역에서도 호감도가 올라가고 있다. 정의당의 경우 정치적 선명성을 줄이고 정치적 외연 확대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호감도를 넓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