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 피해자 10년 새 1만5000명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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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10년 새 1만5000명 별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정보공개청구||2011년 1만7148명→22년 1815명||생존자수 급감…대부분 90대 고령자||“경험·기억,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승”
  • 입력 : 2022. 03.07(월) 17:05
  • 김혜인 기자
지난달 16일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박해옥 할머니가 투병 끝에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5월 휠체어를 타고 광주고등법원 법정으로 향하는 박해옥 할머니의 생전 모습.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제공
일제강점기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 가운데 2022년 1월 현재 생존자는 1815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1년 1만7148명에서 10년 새 1만5333명이 줄어든 수치로 해방 후 긴 시간이 흐르면서 생존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7일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에 따르면 최근 행정안전부에 올해 국외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의료지원금 지급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정부는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 중 현재 생존자에게 2009년부터 매년 80만원의 의료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확인 결과 지난 1월 기준 올해 의료지원금 수급자는 전국적으로 1815명으로, 이 중 여성 생존자는 116명이다.

다만, 이 수치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 생존자 12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별도의 지원을 받고 있어,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특별법 의료지원금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연도별 의료지원금 수급자 현황을 통해 국외 동원 생존자 수를 파악할 수 있는데 2011년 1만7148명에서 2022년 1월 현재 1815명으로 1만5333명 줄었다.

의료지원금 수급자 현황을 연도 별로 보면 △2011년 1만7148명 △2012년 1만6014명 △2013년 1만3854명 △2014년 1만1717명 △2015년 9937명 △2016년 8075명 △2017년 6570명 △2018년 5245명 △2019년 4034명 △2020년 3140명 △2021년 2400명 △2022년 1815명으로 줄었다.

이 중 여성 생존자는 116명이다. 지난해 131명에서 15명이 줄었다. 현재 광주는 8명, 전남은 7명의 여성 생존자가 남아있다.

지난달 16일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박해옥 할머니가 투병 끝에 별세했다. 이로써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한 미쓰비시 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5명 중 생존자는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 등 2명으로 줄었다.

일제강제동원 희생자 유족들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 일제에 남편을 빼앗긴 한을 안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며 평생을 싸워온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회장이 오랜 투병 끝에 영면에 들었다.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은 "어린 나이에 동원된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마저도 90세에 이른데다, 군인, 군무원, 노무자로 동원된 남성 피해자들의 경우는 90대 중, 후반으로 대부분 요양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며 "연 80만원에 그치는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고령에 이른 생존 피해자들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은 "해마다 피해자들이 급격히 세상을 떠나고 있는 만큼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함께, 피해자들의 경험과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승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도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혜인 기자 kh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