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14곳 산불… "쓰레기 소각·취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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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 14곳 산불… "쓰레기 소각·취사 금지"
순천·고흥 각 3건 등 잇따라 ||소방청 ‘산불경고’ 심각 단계 ||논·밭두렁 태우기·등산 통제 ||지자체, 산불예방 계도 활동
  • 입력 : 2022. 03.07(월) 16:27
  • 김은지 기자

2월 25일 순천시 상사면 한 야산에서 난 산불.

2월26일 구례군 간전면 효곡리 야산 산불이 야간 시간 산림을 태우고 있다. 산림청 제공

지난 달 25일 구례군 간전면 효곡리 야산에서 난 산불. 뉴시스

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원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건조하고 강풍이 심한 날씨가 계속되자 소방청이 지난 5일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발령해 광주·전남 역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화재 예방을 위해 산행 등 야외활동을 할 경우 화기물 소지 및 흡연을 자제하고 논·밭두렁 태우기 금지와 쓰레기 소각 금지, 허용된 지역 외 취사 금지 등 각별한 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남지역 두달 간 14건 화재 발생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던 두 달간 전남지역에서도 총 1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순천시 3건, 고흥군 3건, 광양시, 여수시에서 각각 1건씩 발생해 동부지역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던 신안군, 해남군, 완도군을 비롯해 곡성군, 함평군 구례군에서도 산불이 1건씩 발생해 지자체들도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지난달 25일 구례군 간전면 효곡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백운산으로 옮겨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이 처했으나 전남도 임차 헬기와 산림청 헬기가 긴급 투입돼 산불재난을 막은 바 있다.

이날 발생한 산불은 인근 주민이 예초기로 고사리밭을 정리하는 과정에 스파크에 의한 불꽃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119 신고를 받은 즉시 지휘차, 진화차량, 공무원 등 진화인력이 출동했고 산림청 및 전남도 등 헬기 11대가 긴급 출동해 진화작업에 돌입했다.

화재 당시 건조한 날씨와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접 임야까지 불이 번져 야간산불로 진행돼 이튿날까지 산불진화 작업을 벌여야 했다.

●지자체, 산불예방 위한 비상근무 돌입

산불 방지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장성군은 휴일인 지난 6일 군청 영상회의실에서 '산불 방지를 위한 긴급 영상회의'를 가졌다. 연일 건조한 기후와 강풍이 지속되고 있어 군의 산불 방지책을 점검하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장성군은 4월17일까지 '대형 산불 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하기로 하고 특별대책본부를 구성해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 활동을 강화해 불법 소각행위를 감시‧단속하는 한편, 마을방송과 차량가두방송 등을 적극 활용해 논밭 태우기, 쓰레기 소각을 일체 금지하도록 주민 홍보를 펼칠 계획이다.

산불 발생 시 무인감시카메라를 최대한 활용해 초기 진화에 주력한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는 한편 유관기관 간 협조로 산불 확산을 저지한다.

장성지역 237개 마을이 참여하는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을 열고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주민 참여도 독려해 나갈 방침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장성군은 전체 면적의 61.1%가 산림으로 산불 예방에 관한 각별한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면서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준하는 위기의식을 갖고 대비태세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장흥군 용산면은 봄철 산불방지를 위해 행정복지센터 직원과 의용소방대원을 대상으로 산불진화장비 운용 교육을 열었다. 산불 등 임야 화재가 최근 5년간 3월에 집중돼 있어 효율적인 재난대응 체계 구축을 위한 사용법을 교육했다.

김성호 장흥군 용산면장은 "전 직원이 산불진화장비 운용 요령을 숙지해 산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며 "산불예방 계도 활동과 유사시 초동진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는 산불로부터 자연경관과 각종 야생 동·식물 등 지리산을 보호하기 위해 오는 4월30일까지 탐방로 일부 구간의 출입을 통제한다. 이 기간 동안 종주 능선의 노고단~장터목 구간과 성삼재~만복대~정령치 코스 등 25개 구간 125.3㎞가 산불 예방을 위해 통제된다.

7일 오전 기준 장흥군, 보성군, 고흥군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졌으며 그중 지난 1월27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던 순천시, 여수시, 광양시와 광주시, 화순군, 구례군, 곡성군에 건조특보가 유지 중이다.

여수시, 순천시 등 전남 동부지역과 목포시, 해남군, 무안군 등 전남 남부 서해 앞바다 등에 내려졌던 강풍주의보 및 풍랑주의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여전히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 있어 우려가 높아진다.

●동해안 산불 피해…소방청, 화재위험경보 '심각' 단계 발령

한편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동해안 산불로 인해 입은 산림피해(산불영향구역 면적)가 1만6755㏊으로 추정된다고 7일 밝혔다.

피해 면적은 이미 서울 면적(60.5㏊)의 4분의 1 이상을 넘어섰으며 축구장(0.714㏊)이 2만3466개가 모인 넓이가 불에 탔다.

파악된 인명 피해는 없는 가운데 산불로 512개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울진 272개, 동해 63 등 343개 주택이 소실됐다. 문화재 중에서는 동해시 어달산 봉수대(강원도 기념물 13호)가 피해를 봤다.

수 일째 이어지고 있는 화재가 건조하고 강풍이 심한 날씨로 인해 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소방청은 지난 5일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지역소방본부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심각' 경보를 발령한 적은 있지만, 소방청 차원에서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심각'을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방청은 경북과 강원의 대형 산불이 진화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이번 주말 강한 바람과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가 진행 중이고 투표일이 다가오는 상황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광주·전남지역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산행 등 야외 활동 시 화기물 소지 및 흡연을 자제하고 논·밭두렁 태우기 금지와 쓰레기 소각 금지, 허용된 지역 외 취사 하지 않기 등을 준수해주시기 바란다"며 "화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경각심을 갖고 산불과 각종 화재예방에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2월 26일 완도 화홍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산림청 제공

2월 28일 곡성군 겸면 야산에서 불이 났으나 산림 당국에 의해 1시간만에 꺼졌다. 전남도 산불방지대책본부 제공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