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분리배출물·순천 종이팩→휴지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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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곡성 분리배출물·순천 종이팩→휴지로 '재탄생'
곡성 강빛마을·순천 조곡동 눈길 ||사회혁신 공모 3개시 2개군 운영||“시민들 환경보호 실천 사례 공유”
  • 입력 : 2021. 08.23(월) 11:05
  • 조진용 기자

순천시 유익한상점 인근에 위치한 카페들이 모은 종이팩을 건네 고있다.

순천시 조곡동 유익한상점을 운영 중인 양진아 대표. 인근 40여개 카페와 5개 학교가 주기적으로 유익한상점에 종이팩을 보내고 있다.

유익한상점이 종이팩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종이팩수거함' 10개를 조곡동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하루디자인 제공

전남도내 3개시 2개군에서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환경보호 실천을 위해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각 지역에서 발생되는 환경문제들의 해법을 스스로 찾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환경보호를 위한 사례들이 공유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야한다고 조언했다.

●우리 동네 깨끗하게 주민들 앞장

지난 20일 찾은 곡성군 죽곡면 강빛마을 분리 배출장.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쓰레기들로 뒤섞여있는 분리 배출장을 정리 정돈하고 있는 주민이 눈에 띈다. 강빛마을 웃음꽃피우는사람들 공동체 장영배(43) 대표다.

강빛마을은 2013년 총 109개 가구로 조성돼 50가구는 현지민, 나머지 59가구는 펜션 형태로 외부 관광객들이 사용하고 있다. 장 대표는 거주 형태별·유형별로 발생되는 쓰레기와 분리배출 실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강빛마을에서부터 분리배출 향상을 위한 기틀을 다지기로 결심, '킵 클린 곡성'을 주제로 소규모 서포터즈와 챌린지를 기획했다.

3명의 서포터즈가 22일 출범해 담빛 마을부터 죽곡면 일원에서 발생되는 쓰레기 유형, 분리배출 실태를 기록·분석하고 챌린지 참여자들이 원활하게 도전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죽곡면 주민 8명이 참여하는 챌린지는 오는 9월6일부터 10월25일까지 50일간 진행된다. 각 가정에서부터 발생되는 쓰레기들을 분리배출한 모습을 촬영해 SNS에 게재하고 서포터즈와 함께 분리배출 향상 방법을 논의한다.

'킵 클린 곡성'의 목표는 주민 주도형 환경보호 실천이다.

장 대표는 "킵클린곡성 챌린지는 오는 25일까지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농촌에 특화된 주민 주도 환경운동을 실험해 봄으로써 주민 각자가 환경지킴이라는 인식을 마련하기 위함이다"며 "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 생활화에 이어 내년에는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가 실현될 수 있게 농촌 실정에 적합한 환경보호 방법들을 탐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종이팩도 자원화가 되네

같은 날 찾은 순천시 조곡동 유익한상점. 유익한상점 양진아(41·여)대표가 가게 입구에 수북이 쌓인 종이팩(우유팩, 소주팩, 주스팩 등)을 주워 계량하고 있다. 양 대표는 2019년부터 종이팩의 자원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SNS를 활용해 '종이팩자원순환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챌린지는 시민들이 각자 집에서 발생되는 종이팩들을 모아 유익한상점에 가져다주면 제지업체에 보내져 두루마리 휴지 원료로 재활용된다. 유익한상점에 가장 많이 모이는 종이팩은 '우유팩'으로 우유팩 1000㎖기준 2019년 9000여개, 2020년 2만여개, 7월 기준 3만여개가 수거됐다.

우유팩은 카페에서 우유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 보니 일반 가정보다 우유팩이 금세 모이게 된다. 유익한상점 인근 40여개 카페들은 주기적으로 모이는 우유팩을 유익한상점에 가져다 놓기로 협약했고 6개월 이상 참여하는 카페들은 협약을 인증하는 '종이팩을 모으는 유익한 파트너스 밀크로드'가 기재된 명판이 카페 입구에 걸려있다.

챌린지 참여는 카페 외에도 학교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총 5개 학교(구례중앙초등학교, 인안초등학교, 신대초등학교, 좌야초등학교, 왕운초등학교, 여수여문초등학교) 교직원·학생들이 우유팩을 모아 주기적으로 유익한상점에 보내고 있다.

유익한상점은 '종이팩자원순환챌린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연내 조곡동 행정복지센터 내 시니어카페 외 10곳에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ESG경영, 탄소 중립 등 환경 보호를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종이팩 자원순환챌린지'를 추진하게 된 이유는 후세대들에게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주기 위함이다."며 "모아진 우유팩이 두루마리 휴지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고있는데 휴지 분야뿐만 아니라 화장솜, 키친타월, 등 다양한 제품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꾸준히 챌린지를 진행해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 시민들 자발적 참여 지속돼야

'킵 클린곡성'과 '종이팩자원순환 챌린지'는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2021년 사회혁신 공모사업'의 일환이다. 사회혁신 공모사업 환경보호 분야에 도내 3개시 2개군이 선정돼 운영 중이며 도민이 중심적으로 지역문제를 스스로 발굴·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환경보호 실천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확대되야한다는 입장이다.

이해모 광주불교환경연대 국장은 "각 지역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환경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확산됐으면 하고 효율적인 분리배출과 자원 재활용 사례가 있다면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함께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리배출과 자원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염정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분리배출을 잘해도 실질적으로 재활용된 수치는 전 세계적으로 7%밖에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분리배출이 용이하도록 재사용, 리필이 가능한 제품을 확대 생산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 조진용 기자

곡성 달빛마을 분리 배출장에 배출된 쓰레기들이 뒤섞여 있다.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