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도 줍고 예술여행도 하고…"예쓰투어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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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쓰레기도 줍고 예술여행도 하고…"예쓰투어 아시나요"
광주관광재단·환경연합 운영||시민참여 플로깅 체험 '눈길'||9월 디자인비엔날레에 접목
  • 입력 : 2021. 08.09(월) 10:33
  • 조진용 기자

예쓰투어에 참여한 시민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예쓰투어에 참여한 시민이 양림동 펭귄마을 '시즈'공방에서 친환경 현수막을 재료로 활용한 파우치를 만들고 있다.

예쓰투어에 참여한 시민들이 친환경 현수막을 이용해 제작한 파우치.

환경과 문화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예쓰투어'라는 프로그램이 새롭게 떠오르고있다.

'광주관광재단이 코스를 기획하고 광주시와 광주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운영하고 있는'예쓰투어'는'예술'과 '쓰레기줍기'의 줄임말로 환경을 실천하는 예술여행 실현이 목표다. 지난 7월21일부터 12월31일까지 진행될예정이다. '예쓰투어'는 진행 2주 만에 현재 광주시민 82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환경보호 실천과 지역 문화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관광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지난 6일 광주공원 시민회관 1층 '예쓰투어' 입간판이 설치된 물품보관함 앞. 물품보관함에서 쓰레기종량제봉투와 장갑을 꺼내고 있는 서너 명의 시민들이 눈에 띈다. 시민들을 동행해보니 광주천변을 따라 쓰레기를 주우며 양림동 갤러리, 사직공원과 사직 전망대를 둘러보며 분주하다. '예쓰투어' 코스 중간지점인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 특화 거리에 다다랐을 즈음 그들의 손에 들려진 종량제봉투에 직접 주운 쓰레기로 가득하다.

시민들은 선택체험으로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 특화거리 '시즈'공방으로 이동해 친환경 현수막을 소재로한 파우치를 만들었다. 활동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며 광주공원 시민회관으로 되돌아 온 뒤 증정품 여행용키트(친환경 칫솔·비누 구성)또는 주방용 키트(친환경주방세제·행주)를 수령한 후 투어를 마무리 했다.

'예쓰투어'에 참여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대학생 한은서(22·여)씨는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아 탄소중립 청년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는데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어플을 통해 '예쓰투어'에 대해 알게 돼 참여하게 됐다"며 "광주공원에서부터 광주천, 사직공원·전망대 등 투어코스를 돌면서 가장 많이 주운 쓰레기가 '담배꽁초'였다. 무심코 버렸던 쓰레기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관심을 갖고 오게 됐다는 참여자들도 눈에 띈다.

대학생 홍예림(22·여)씨도 "화학공학 전공 수업에서 교수님들이 ESG경영과 대기업에서 가동하는 공장에서 발생되는 환경오염물질의 심각성을 강조해 환경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며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차분히 걸으며 환경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 실천 통한 예술여행 '눈길'

'예쓰투어'는 '예술'과 '쓰레기줍기'의 줄임말로 환경을 실천하는 예술여행 실현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7월 말부터 올 연말까지 진행되며 광주관광재단이 코스를 기획하고 광주시와 광주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운영하고 있다. 시작한 지 2주만에 광주시민 82명이 참여했다.

광주관광재단·광주시·광주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예쓰투어'의 시초는 '플로깅'이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달리는 운동'을 뜻하는 영어 'Jogging'의 합성어다.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이다. 국내서는 '줍다'와 '조깅'을 합쳐 '줍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당초 '예쓰투어'는 코로나 시대 광주를 대표하기 위해 소규모 인원 단위 예술여행 코스가 필요해 계획됐으나 'ESG경영',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등 환경보호를 위한 시도들 이뤄짐에 따라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게끔 접목됐다.

'예쓰투어' 전체 과정은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개인 또는 1팀당 4인을 초과할 수 없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광주관광재단 또는 광주환경운동연합 사이트에 참가신청을 접수하면 광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1:1 개별 연락으로 안내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코스는 1가지로 광주공원 시민회관 1층 출발 → 광주천→한희원미술관→양림동펭귄마을(공예특화거리) → 양림미술관 → 사직공원 전망대·산책로 → 광주공원 시민회관 도착으로 구성 돼있다. 향후 예술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는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줍다+조깅 합성어…플로깅 지속돼야

이승우 광주관광재단 예술사업단장은 "예술과 관광을 결합해 시작한 '예쓰투어'는 오는 9월 제 9회 디자인 비엔날레 개막 시기에 맞춰 비엔날레 전시관에 인접한 용봉제에서 수질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초·중·고생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예쓰투어' 참여 시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전문가들은 '플로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확대되야한다는 입장이다.

이해모 광주불교환경연대 국장은 "'예쓰투어'는 '플로깅'과 같은 맥락으로 걷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취지"라며 " 개인의 건강, 환경, 지역 예술·문화가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동참을 유도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타 분야 환경문제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시민들이 플로깅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다.현재 플로깅 체험프로그램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고 있고 환경보호 실천을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최근 공유 킥보드로 인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는데 공유 자전거를 확충해 플로깅 취지와 마찬가지로 자전거 타기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 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