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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연이은 태풍으로 벼 3만ha가 쓰러졌고, 이는 벼 전국 재배면적의 4.1%수준에 달했다. 특히, 호남지역의 피해면적이 전체 피해면적의 59.2%에 해당하는 1만7490ha에 달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기후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80년부터 30년간 연평균 기온상승은 11.2℃에서 13.6℃까지 계속 오르고 있고, 세계평균기온 상승폭 0.8℃ 대비 더 높은 1.22℃의 기온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작물 주산지는 5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달라졌다. 과거 날씨가 추워서 농작물 재배가 거의 불가능했던 강원도 산간지역에서도 요즘 사과, 배, 복숭아와 같은 과일류와 기타 농작물 재배가 이뤄지고 있고 전남, 경남이하 지역은 조만간 기존 전통 농업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다른 여러 문제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해도 농촌의 인구감소 및 노령화로 인해 소멸위기까지 걱정하는 시대에 각종 자연재해와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전통방식의 먹거리 농산물 생산이 더욱 어려워진 것 만은 사실이다.
최근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아열대 과일의 한계선이 점차 북상하면서 지난 2000년 10ha에 불과했던 전남의 아열대과일 재배면적이 2018년에는 180ha로 증가했지만 초기 시설자본 부족 등으로 인해 그 양은 아직은 미미한 편이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접어들면서 웰빙 및 국민소득 향상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국민들의 아열대 과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의 아열대 작목에 대한 수요도'푸드마일리지'가 짧고, 수입산에 비해 신선도와 당도가 높은 그리고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각종 방부, 후숙처리를 거치지 않아 더 건강에 좋은 국내 아열대 과일을 찾는 층이 날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 농업의 한계를 느끼는 농업인들의 아열대작목 재배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 의하면 머지않아 애플망고, 파파야와 아떼모아, 백향과(패션프루트) 등 아열대 과일과 채소(오크라, 아스파라거스, 아티쵸크)가 기존 전통방식의 농업을 대체하는 신소득 작목으로 자리메김해 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아열대 작물들은 아직도 시험재배 수준과 생산농가의 자체 판매체계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타 지역에 비해 노령화 및 급속한 농촌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전남은 인구 유입을 통한 농촌활성화를 위해 미래 전남 기후에 맞는 농업정책과 방향에 힘을 기울여 귀농과 기존 농업인에게 소득을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숙제들을 산학협력을 통해 현실화시켜야 한다.
전남지역 기후에 맞는 작형 및 적합 품종 개발 , 수확 후 관리 및 연중생산· 분산출하 체계 구축, 권역별 아열대작목 단지화·규모화, 유휴 시설하우스 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형 시설 육성, 상품화를 위한 공동브랜드 개발, 특정소비층 겨냥 맞춤형 판매 마케팅 전략 등 해야할 일들을 하나 하나 풀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전남농협은 지난 2월부터 소비자 인식력이 높은 망고, 바나나, 백향과 등을 생산하고 있는 농가를 모아 품목별아카테미클럽으로 조직화하였으며, 2020년부터 소비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대신해 시장 활로를 확보하기 위해 올 하반기 전남 대표 아열대브랜드를 만드는 사업에 착수했다.
또한, 전남농업기술원은 초기 자본이 부족한 농가들을 대상으로 적정규모의 시설자금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4년간 8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전남도에서도 2020년 26억원의 사업비를 편성해 아열대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노령화 및 급속한 농촌인구 감소 등 농업·농촌의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는 전남지역에서 행정과 기관이 앞서서 신소득 작목으로써 아열대 작목을 선제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농가소득 증대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기존 전통농업이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미래 신소득 작물로써 귀농·청년 신규 농군들을 유입시키고 활력 넘치는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한 토대를 쌓는 일은, 활력이 넘치는 농업·농촌으로 변모해 갈 전남을 꿈꾸게 할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