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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얻은 것이 있으면 잃은 게 있을 수밖에 . 덜 준비된 선수들의 어설픈 경기력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9월 3일 한화전 4개, 9월 8일 키움전 5개, 9월 10일 롯데전 4개, 9월 13일 두산전 4개의 실책이 각각 나왔다. 아무리 올 시즌을 접었다하지만 승패를 떠나 이같은 도를 넘는 부실한 경기는 프로 야구를 욕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애정을 갖고 경기장을 찾은 수 천명의 관중들을 우롱한 일이기 때문이다. 최소 1만원의 관람료를 주고 그런 수준 낮은 경기를 보기 위해 온 것은 아니리라. 프로 선수는 경기장에서 실수를 안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멋진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런데 현재 한국프로야구는 팀간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시즌 전반기가 끝나면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거의 확정돼 조기에 리그가 폐장 분위기에 빠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뭔가 특별한 대책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KBO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터라 몇 차례 실행위원회를 열고 외국인 선수 3명 출전 방안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간 전력 평준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구조적인 사안인만큼 운영의 묘를 살려보면 어떨까.우선 현행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완전 패자부활전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현행처럼 정규 리그 5위팀에게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전권을 부여할 것이 아니라 5위부터 10위팀중 후반기에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팀에게 주는 방안을 검토해보자는 것이다.1위부터 4위까지는 본래대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 되고 5위부터 10위팀들은 패자부활전에 도전을 하기 때문에 리그 전체적으로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볼넷 남발 팀에 대한 페널티제도 도입이다. 한이닝에 3개 이상 볼넷을 내준 투수는 자동 교체시키고, 한 경기에 5개 이상 볼넷을 허용한 팀에게는 다음 경기에서 등판할 수 있는 투수 숫자를 제한하는 핸디캡을 부여하는 안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투수력이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제구력을 완비하지 못한 2군 용 투수는 절대 1군 무대에 설 수 없게 제도적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KBO 리그가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안일하고 어설픈 플레이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다. 프로 선수의 본분을 망각하지 말고 책임감을 다해야 한다. 강민호(삼성)는 지난 3일 경기 중 주자로 나갔다가 잡담을 하다 견제구에 걸려 아웃돼 팬들과 야구인의 비난을 샀다. 구단과 선수들이 달라지려는 노력없이는 관중들이 매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