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떨어진 프로야구 이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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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인기 떨어진 프로야구 이대로 둘 것인가
  • 입력 : 2019. 09.23(월) 17:12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한국 프로야구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 이달 22일까지 정규 시즌 692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총 698만 962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당 평균 1만 90명꼴이다. 남은 경기가 28이어서 28만여명이 집계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올시즌 총 관람객은 727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시즌 개막전 10개 구단이 목표로 내세웠던 878만명에 151만명이 부족한 수치다. KBO리그는 지난 2016년 834만 명 관중을 기록,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840만 명으로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는 807만 명을 기록 3년 연속 800만 관중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흥행 성적은 처참하다. 지난해보다 관중이 약 80만 명 빠지면서 3년 만에 700만 명대로 떨어졌다. 프로야구 출범해인 1982년 총관중수가 144만명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제법 큰 수치의 감소다. 올해는 100만 관중을 불러모은 구단이 하나도 없다. 5월 30일 이후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가 96만 4684명으로 관중 동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인기 구단인 KIA 타이거즈(67만 2058명)는 하위 성적과 함께 관중 수도 크게 떨어졌다. KIA는 올시즌 내내 5위를 한 차례도 해본 적이 없었다. 7월 18일 목요일 양현종이 선발투수로 등판한 롯데와의 홈경기였음에도 관중 4171명이 경기장을 찾아 올시즌 최저 관중수를 기록했다. 광주 구장 4000명대 관중 기록은 이외에도 3경기에 달한다.KIA 올해 관중 현황은 앞으로 4경기 남았으니 4만명이 추가된다하더라고 71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작년 관중 86만명에 견줘 15만명이 빠진 숫자다. 이같은 흥행 부진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하락한 데다, 올해는 5강이 일찌감치 결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두 요인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켜 관중들의 관람을 저해했다. KIA가 올해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면 쉽게 납득이 된다. KIA는 올시즌 3월 23일 LG와 개막전 패배로 공동6위로 시작해 7일 정도 6위를 기록했을 뿐이다. 8월 7일 이후 줄곧 7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6경기를 남겨둔 8위 삼성과 0.5게임차여서 7위 수성마저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KIA는 팀 전력의 절반으로 비견되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와 베테랑 선수 부진이 겹쳐 올해 성적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일찌감치 리빌딩으로 구단 목표를 설정했다. 내년을 기약하기 위해 베테랑 선수들을 빼고 신인들을 선발로 기용해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얻은 것이 있으면 잃은 게 있을 수밖에 . 덜 준비된 선수들의 어설픈 경기력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9월 3일 한화전 4개, 9월 8일 키움전 5개, 9월 10일 롯데전 4개, 9월 13일 두산전 4개의 실책이 각각 나왔다. 아무리 올 시즌을 접었다하지만 승패를 떠나 이같은 도를 넘는 부실한 경기는 프로 야구를 욕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애정을 갖고 경기장을 찾은 수 천명의 관중들을 우롱한 일이기 때문이다. 최소 1만원의 관람료를 주고 그런 수준 낮은 경기를 보기 위해 온 것은 아니리라. 프로 선수는 경기장에서 실수를 안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멋진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런데 현재 한국프로야구는 팀간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시즌 전반기가 끝나면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거의 확정돼 조기에 리그가 폐장 분위기에 빠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뭔가 특별한 대책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KBO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터라 몇 차례 실행위원회를 열고 외국인 선수 3명 출전 방안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간 전력 평준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구조적인 사안인만큼 운영의 묘를 살려보면 어떨까.우선 현행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완전 패자부활전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현행처럼 정규 리그 5위팀에게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전권을 부여할 것이 아니라 5위부터 10위팀중 후반기에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팀에게 주는 방안을 검토해보자는 것이다.1위부터 4위까지는 본래대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 되고 5위부터 10위팀들은 패자부활전에 도전을 하기 때문에 리그 전체적으로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볼넷 남발 팀에 대한 페널티제도 도입이다. 한이닝에 3개 이상 볼넷을 내준 투수는 자동 교체시키고, 한 경기에 5개 이상 볼넷을 허용한 팀에게는 다음 경기에서 등판할 수 있는 투수 숫자를 제한하는 핸디캡을 부여하는 안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투수력이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제구력을 완비하지 못한 2군 용 투수는 절대 1군 무대에 설 수 없게 제도적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KBO 리그가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안일하고 어설픈 플레이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다. 프로 선수의 본분을 망각하지 말고 책임감을 다해야 한다. 강민호(삼성)는 지난 3일 경기 중 주자로 나갔다가 잡담을 하다 견제구에 걸려 아웃돼 팬들과 야구인의 비난을 샀다. 구단과 선수들이 달라지려는 노력없이는 관중들이 매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