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금남로에서 제2차 아베규탄 시민대회가 열렸다. 110여개 광주시민사회단체들을 포함 1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NO아베' 구호를 외쳤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경제 보복을 펼친 지 두 달이 돼가도록 한·일 간 갈등이 풀릴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데 따른 행동이다. 무엇보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아베 정권을 향한 저항이었다.
얼굴이 두꺼운 아베와 그의 추종자들이 귀를 닫은 지는 오래다. 심지어 그들은 내부의 목소리마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지난 17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이 실렸다. 신문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아베 정권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아베 정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선 한반도에 관한 역사 인식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베의 입에서 '사과'와 '반성'이 나오는 걸 기대할 수는 없었다.
아베의 귀만 막힌 것은 아니었다. 일본 밀레니얼 세대인 20대의 아베 지지율이 70%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60대 이상의 아베 지지율 4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고용 안정 속에 아베의 안정 추구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진실은 '무관심'에 있다. 한일 갈등이 절정으로 치달은 시점에서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지 않는 2,30대 일본 여성들의 한국 관광 비율이 증가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왜 한국이 일본을 비판하는 지에 귀기울이지(耳) 않는다. 당연히 마음의 감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사토리세대(さとり世代, 체념세대)로 명명되지만, 실상 그들은 스스로 귀를 접었다가 끝내 귀가 막힌 세대일 뿐이다.
일본은 언제쯤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을까. 오늘도 국민들은 일본의 막힌 귀를 뚫기 위해 큰 소리로 외친다. "NO아베!"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